나와 순애
119.
엄마를 만났던 건, 우리 집 앞에서였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시간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자리에 사람이 서 있었다는걸, 편의점 어귀에 도착을 해서야 알아차렸고, 그 사람이 내 엄만지, 아니면 집 앞에 가끔 오시는 야쿠르트 아줌만지는 편의점 앞에서도 알기 어려웠다.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던 건, 그 사람이 나를 한참 동안이나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였고, 그게 내 엄마라는 걸 알아차렸을 땐, 그 사람이 나를 향해 힘없는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올 때가 되어서야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내 앞에 멈춰 서서, 말없이 내 얼굴을 어루만졌고 나는 무슨 행동을 취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그 사람으로부터 몇 발자국 떨어졌다.
-오랜만이네···
-올라가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힘들 거 같은데요. 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 ···집 말고 다른 데로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