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
133.
-오 뭐야? 오늘은 깨끗하네? 치울 게 없는데?
-새벽에 청소하는 소리는 못 들었어요?
-청소했어?
-혼나기 싫어서 했죠.
-잘했네. 사람이 치우고 살아야지. 돼지우리도 아니고
-밥 먹을 거죠.
-해주는 거야?
-어떤 거 좋아하세요?
-송아지 스테이크
-김치찌개로 가죠.
-왜 김치찌개야?
-할 줄 아는 게 김치찌개 밖에 없어서요.
-뭐야, 요리 잘하는 것처럼 얘기해놓고선.
-잘 못해요.
-나와봐 난 잘해. 냉장고 연다?
-별 거 없는데.
-뭐야, 사람 사는 집 맞아? 진짜 있는 게 없네.
-평소에는 시켜 먹어요.
-매일 시켜 먹으면 지겹지 않아?
-지겹죠.
-있어봐, 내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볼게.
응, 그땐 누나가 없는 재료로 뭔가를 만들어 줬었지. 사실 맛은 정말 없었는데.
-그래서 어때요. 할래요?
-응, 그러자.
-그럼 자주 오세요.
-이불 큰 걸로 바꿔놔.
-같이 살자는 거예요?
-내키면
-저는 괜찮아요.
-아니, 내가.
-우리 집인데도요?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