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
141.
-누나, 되게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이긴 한데요.
-뭔데?
-만약에 누나가 실험을 한다고 생각해 봐요. 누나 앞엔 고양이가 담겨있는 상자가 있고, 안에는 고양이가 있어요.
-이거 슈뢰딩거의 고양이 아니야?
-맞아요. 누나가 이 실험을 했다고 생각해 봐요.
-누나는 실험 끝나고 상자 열어 볼 거예요?
-그게 열어본다는 가정이 있는 실험이었어?
-뭐, 하기 나름이니까요.
-열어봐야 되지 않을까?
-왜요?
-안 열어보면, 운 좋게 살아도 굶어 죽을 거 아니야.
-그랬어야겠죠?
-너가 했어?
-뭐 비슷하긴 하죠.
-아니지?
-뭐야, 왜 그렇게 봐요. 무슨 생선 뺏긴 고양이처럼 쳐다보네. 저번에 같이 밤새서 고양이 영상 봤잖아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오늘은 낮에 좀 덜 바빴나 봐요. 팔팔한 게 보기 좋다.
-야, 내가 오늘 얼마나 힘들었는데···
-밥 아직 안 먹었죠?
-만들어주게?
-뭘 새삼스럽게 그래요. 비 오니까 파전?
-오징어 넣어서?
-얹고 새우에 막걸리까지?
-사랑해.
-헐 만들어주기 싫어졌어요.
-왜에~
-이런 데에서 사랑한다는 말 하지 마세요.
-확실히 너는 웃는 게 더 예쁘네. 활짝 웃고 다녀.
- ···
-근데 너 요리 못 하잖아.
-차차 배우는 거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