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
145.
나는 이 여자를 사랑하나. 사랑이라는 단어가 집착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라면 그럴지도. 사실 나는 꽤나 그렇게 하고 있었으니까.
사랑을? 집착을? 다를 게 있나.
순애에 대한 사유에 잠길 때면, 종착지는 언제나 순애를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끝맺음 되곤 했다. 순애의 손톱, 머리칼, 깨물린 자국, 손금과 보조개, 하는 말들과 생각까지도 모두. 사람을 사유하려 든다는 건, 관계에 있어서 어딘가 곪아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만, 알고 있지만서도 그랬다. 아니 어쩌면 그런 건 상관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