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73.
-어디에 앉아?
-무조건 맨 뒤 칸이지.
-거기가 제일 높게 올라가잖아.
-맞아. 이왕 타는 거 제일 무서운 데로 타야지.
-처음부터 너무 가혹한 거 아니야?
-내가 짧은 인생 살면서 느낀 진리 하나 말 해줄까?
-두려운 건 가장 먼저, 맛있는 건 가장 마지막에.
-뭐래.
-너가 겪을 일들 중에서 가장 두려운 걸 먼저 하라고. 그럼 뒤에서 기다리는 일들은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 테니까.
-그게 맞는 비유야?
-어, 안전바 내려온다. 잘 확인해. 공중에서 날아가기 싫으면.
-방금 너가 한 말 때문에 더 두려워졌어.
-정 무서우면 지금부터 잡던가.
지원이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표정에 약이 잔뜩 올라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고, 내 마음과는 반대로 바이킹은 천천히 앞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서워?
-이제 움직이기 시작했구만 뭘.
-오, 그렇게까지 겁쟁이는 아니네?
밑에 있던 사람들의 정수리가 보였다.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는데, 지원이가 아직 잠잠하길래 나도 잠자코 있었다.
의외로 바이킹은 그다지 무섭지 않았다. 높이가 조금 높아지자 지원이가 소리를 질러댔다. 나도 소리를 같이 질렀다. 반대편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 줄에 있던 커플은 활짝 웃고 있었고, 마지막 줄에 있었던 대머리 남자는 울상을 짓고 있었다.
혹시 나도 저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안전바를 잡고 있던 손이 미끄러졌다. 안전바를 다시 잡기엔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차에, 옆에 있던 지원이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바이킹은 아직 꼭대기를 향해 한참 올라가고 있었는데, 심장이 먼저 쿵하고 떨어져 버렸다.
안녕하세요. 또다시 월요일이네요. 한 주 파이팅입니다!
오늘 제가 추천해 드릴 노래는
혁오-큰 새입니다.
기억의 기억을 훑어야 해-
꽉 잡은 밤하늘을 돌봐야 해.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안온한 하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