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중요한가
먹고, 자고, 쉬는 게 쉬운 사람은 매일 운동하는 게 어렵지 않다. 운동으로 다져진 육체는 다시금 잘 먹게 하고, 잘 자게 하며, 잘 쉴 수 있게 돕는다. 이러한 순환은 결국 인간을 다음 단계로 인도한다. 무엇을 보든 잘 보려 하고, 사유하려 한다. 자기 계발을 하며 공부하고, 독서한다. 이것이 바로 철학의 극치다.
글 박진권
사람은 다재다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정점을 찍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경제적 지식이 뛰어나고, 경제와 관련된 책만 읽는 사람은 관계에 서툴 수 있다. 그럴 땐 심리학 또는 뇌과학을 읽으며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운동을 즐겨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근육 회복을 위해 일찍 자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다. 몸 전반의 재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원활하게 회복된 몸은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계속해서 운동할 수 있는 정신을 유지하게 도와준다. 강인한 신체가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 신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보통 정신력이 강하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게으름을 이겨 낸다.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멍청한 행동은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다.
물론 이들에게도 단점이 있다. 육체적 자극에 치중해 재생력 관련된 향유는 뛰어나지만, 정신적 향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운동과 휴식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배제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 모든 관점이 운동에만 매몰되어 있고, 다른 것을 사유, 탐구하지 않는다. 점점 더 독서에서 멀어지고, 학습해야 한다는 발전적인 생각은 간과한다. 그들에게 감상, 독서, 명상, 철학적 사고는 쓸데없는 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급부로 정신적 감수성 관련한 향유가 있다. 이들은 철학적 사고를 사랑하고, 독서와 감상 그리고 명상하는 것에 거리낌 없다. 그러나 신체 능력이 부족하고, 사회성이 떨어진다.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향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반대편에 있는 향유를 끄집어내야 한다. 아주 조금이라도 그곳에 발을 담그려고 노력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향유에는 우월과 열등은 의미가 없다. 또한 위에 나열한 것처럼, 정확하게 이분법적으로 나뉘지도 않는다. 모든 향유에 재능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여러 향유에 재능 없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재능과 상관없이 과거의 나보다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될 뿐이다. ‘남들보다’가 아닌 지나간 때의 ‘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향유란 자신의 힘을 이용해야 얻어진다. 따라서 자주 향락을 얻어야 행복하므로 향락을 맛보게 해 주는 힘이 고상할수록 더욱 행복해짐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