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중대장, 강유진
2024년 선진병영 어쩌고 하던 군에서 부중대장과 조교는 야구 배트를 들고 생활관을 순찰했다. 그러던 중 한 생활관에서 말소리가 흘러나온다. 혈기 왕성한 20대 초반 훈련병들의 대화였다. 말소리가 들린 현장에서 4명의 훈련병을 잡았다. 곧이어 또 다른 생활관에서 2명의 훈련병을 추가로 잡아낸다. 아주 작은 소리로 속닥이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심지어 조교의 기상 시간이 이르다는 내용의 대화였다. 크게 문제 될 내용이 아니었다.
그렇게 속닥였다는 이유로 6명의 훈련병은 아침부터 완전군장을 메고 일과를 받았다. 완전군장은 부대마다 다르지만 대략 28kg~38kg이다. 그러나 강유진 대위는 군대 내에 존재하지도 않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방식으로 군장 안에 도서 70권을 넣어 42kg 이상의 군장을 만들었다. 이 정도면 건장한 남자도 혼자 멜 수 없는 무게다. 심지어 그 상태로 일과를 받는 것은 고문과 다름없다. 지금 당장 가방 안에 10kg 덤벨 4개를 넣고 메 보면 무슨 느낌인지 알 것이다. 여군은 42kg의 군장으로 8시간 동안 훈련을 받지는 않는다. 아니, 할 수도 없다.
글 박진권
6명의 훈련병은 42kg의 군장을 메고 훈련소 일정을 소화했다. 이동 간에도,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42kg의 군장을 메고 얼차려까지 수행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죽일 생각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걸 알기까지 어려운 방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군인이고 대위라면, 군장의 적당한 무게를 모를리가 없다. 42kg의 군장을 메고 8시간의 일과는 강유진 대위도 할 수 없다. 내가 보기에 이건 살인이 분명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해당 훈련소 부중대장은 연병장 2바퀴 보행을 지시한다. 그렇게 가혹 행위는 끝나지 않았다. 훈련병들이 연병장을 1.5바퀴 돌았을 때 강유진 중대장이 나타났다. 그녀는 더 괴물 같은 지시를 전달한다. 연병장을 완전 군장을 메고 뛰라는 미친 지시였다. 이건 군법에서도 어긋나는 지시였다. 이후 중대장의 발언은 상상을 초월한다.
“너희 왜 얼차려를 받는 줄 알아? 중대장의 권위에 도전했기 때문이야.”
대체 이 중대장에게는 어떤 권위가 있었나. 사람을 죽일 권력이라도 가지고 있었던 걸까. 풍문으로만 들었던 살인 면허라도 소지한 것인가. 강유진 중대장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훈련병들을 고문했다. 선착순 달리기 3회와 팔굽혀펴기를 반복해서 지시했다. 42kg의 완전군장은 여전히 훈련병들의 어깨에 메여 있었다. 고문받은 훈련병들은 완전군장으로 최소 1.5km의 거리를 이동했다. 그때, 박 훈련병이 이상징후를 보였다. 동료 훈련병들이 이를 보고했으나, 교관들은 꾀병 취급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때가 박 훈련병이 살 수 있는 최적의 기회였다.
고문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42kg의 완전군장으로 뜀걸음을 지속했던 박 훈련병은 결국 졸도했다. 현장에 있던 조교도 박 훈련병의 상태를 보고 더 이상의 훈련은 무리가 있다고 보고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강유진 중대장은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스마트폰을 달칵이며 박 훈련병을 윽박질렀다.
“일어나, 너 때문에 애들 못 가잖아!”
이후 쓰러져 있는 박 훈련병의 군장을 벗겨주려던 이들에게도 소리를 친다.
“다 비켜, 엄살 부리지 마. 얘 혼자 벗게 내버려 둬!”
쓰러진 직후 박 훈련병은 2시간 13분이나 방치되었다. 이때라도 바로 상급 병원으로 이송했으면 박 훈련병은 충분히 살 수 있었다. 의무실에서는 기면 상태의 박 훈련병에게 수액을 놔주는 멍청한 지시가 전부였다. 그의 다리는 새파랗게 멍들어 있었고, 의무실에서는 다급하게 산소스프레이를 뿌렸다고 전해졌다. 의무실에서 조치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박 훈련병은 속초의료원으로 이송 조치 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혼절해 의식이 없어진 사실을 사건 발생 1시간 24분이 지나서야 알 수 있었다. 그가 쓰러진 후 2시간 13분 만에 속초의료원에 도착했다.
여기서 강유진 대위는 한 번 더 기염을 토할, 천인공노할 행동을 했다. 속초의료원 의사에게 박 훈련병이 단순하게 ‘뛰다가 이렇게 되었다.’라고 전달한 것이다. 당시 박 훈련병의 호흡수는 분당 50회로 저조했고, 체온은 41.3도로 고온이었다. 본인의 나이와 이름도 대답하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혈액과 심전도 그리고 CT 등의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는 그들의 발언과는 다르게 충격적이었다. 무리한 운동으로 비롯된 근육 손상이 원인이었고, 그로 인해 지나친 체온 상승도 요건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이후 상급 병원인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때가 너무 늦었다. 이미 지체된 치료 시기에 강릉아산병원에서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박 훈련병의 상태가 심각해 집중 치료에 돌입했음에도 결국 중환자실로 이동 입원했고, 혈액투석까지 시작했다. 그러나 입소 13일 차, 그는 결국 사망에 이른다. 사인은 열사병으로 인한 패혈성쇼크였다.
강유진 중대장은 박 훈련병을 살릴 기회가 많았다. 애초에 훈련병의 기동 군장은 20kg~25kg 내외다. 42kg의 무리한 군장은 왜소한 몸을 소유하고 있는 본인도 메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후 군의 대처는 더 경악스럽다. 21세기에 가혹 행위로 인한 훈련병이 사망했다는 점. 그리고 바로 사건을 조사하지 않고, 강유진 중대장에게 휴가를 준 점 등 상식적이지 않은 처신을 보였다.
예비 간호사이자 나라의 부름을 받고 달려간 박 훈련병의 넋은 누가 달래줄 수 있는가. 강유진 중대장은 징역 5년, 부중대장은 징역 3년으로 이 사건은 마무리된다. 누군가의 인생을 통째로 날려버린 이들의 형량이라기엔 터무니없다. 그들은 군법을 어기고 사람 한 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대체 이 나라에서 처벌이란 무엇일까. 군인 1인분의 능력치도 발휘 못 하는 군인은 필요 없다.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시민은 남군 여군을 원하는 게 아니라 강력한 군인에 의지하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