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무익한 술 변명은 하지 말자

당신이 할 수 없는 일

by 박진권

백해무익한 술

변명은 하지 말자


술 없이도 재밌게 놀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한다. 또렷한 정신으로 최대한 유실되지 않는 담화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모든 감각을 둔하게 만든다. 오감이 둔해진 사람은 그만큼 무방비가 되고, 깊이감이 사라진다. 술로 얻어낸 친밀감은 오래갈 수 없다. 건강도, 관계도 해치는 방법은 술자리를 자주 갖는 것이다. 그래, 이왕 마실 거 핑계 대지 말자. 세상, 사회, 삶, 일 등 뭐뭐 때문에 마실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전부 구질구질한 변명이다. 술 없이도 성공한 인간은 바닷가의 모래알만큼 많다.


박진권




당신이 할 수 없는 일

20대 중반에 참석했던 독서 모임은 휴일 오후에 모였다. 비교적 참석하기 쉬운 시간이기에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모임이 끝난 후 식사 자리였다. 그 자리는 모임에서 다 풀지 못한 대화를 밥 먹으며 더 이어 나가자는 취지였다. 하나, 뜻은 변질되었고, 그저 책이 가미된 술 모임으로 전락했다. 사건 사고는 끊이질 않았고, 운영진이라는 녀석은 여러 여자에게 집적거리다가 제재를 받았다. 나는 그를 집적이라고 불렀다. 집적이 때문에 나간 여성 회원 수만 열 명이 넘어갈 때쯤, 나도 그 모임을 탈퇴했다.


절제할 수 있는 음주를 비난하지 않는다. 백해무익하지만, 세상을 항상 유익함으로만 채울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삶의 이유가 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술은 무분별한 관계와도 같아서, 우리에게 백 개의 해로움을 선사하고, 조금의 유익함도 얻어낼 수 없다. 술은 술을 부르고, 취한 사람은 조절하지 않는다. 기분이 좋아서, 나빠서, 몸이 힘들어서, 가뿐해서, 사람에 상처받아서 술을 찾는 사람은 얼마 있지 않아 알코올의존증에 빠지게 된다. 그 상태로 몇 해가 흐르면 돌이킬 수 없는 알코올중독자가 되는 것이다.


사회생활에 술을 필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과연 술을 사회생활로만 마실까? 아니다. 회사에서 마시는 술은 극히 일부고, 대부분 본인의 섭취 욕구를 억제하지 못해서 먹는다. 친구와의 만남에 술이 필수라면, 그것은 잘못된 쾌락만 추구하는 변질된 관계일 뿐이다. 술 없이도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은 널렸고, 성공한 사람도 즐비하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 실패할 인생이라면 마신다고 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술은 그저 백해무익한 향락의 도구일 뿐이고, 합법적인 마약이다. 술 먹고 심신이 미약해진다는 소리는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의미다. 어째서 돈을 내고, 건강을 해치며 멀쩡한 정신을 훼손시켜야 하나? 그래야만 할 이유가 없다. 술로 쌓은 공든 탑이 인간의 노후를 책임지진 않는다. 성공한 사회생활 뒤에 얻는 것은 간경화 또는 간암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인생 고통 속에서 살아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건강 다음으로 우리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마음의 평정은 전부 사교로 인해 위험에 처한다. (중략) “음식을 절제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사람과의 교제를 절제하면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다”라고 한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Jacques Henri Bernardin de Saint-Pierre 1737~1814)의 말은 멋지고도 적절한 표현이다. 그러므로 일찍 고독과 친해지고 점차 고독을 좋아하게 되는 사람은 금광을 얻은 자와 마찬가지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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