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워하면 벌어지는 일

by 비카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사실 자신의 마음 속에 그와 닮을 면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미워한다는 뜻은 그 대상에게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뜻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미워한다는 표현으로 드러날 뿐, 사실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쏟고 있다는 뜻이다. 그가 나라서 자꾸 나를 보고 또 보고 있는 셈이다.




자기혐오가 곧 자기사랑이라서 그렇다.




그냥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이는 모든이에게 적용되는 이치이며, 이를 알고 사느냐 아니냐의 차이 뿐이다.





나와 남편도 피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남편의 이름이 Jean Baptiste인데, 세레자 요한의 프랑스식 표현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싫어했다. 어머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셨고, 큰아들의 이름을 신심을 담아 지어주셨다.




그러나 남편은 그 믿음이 싫었고 어려서부터 종교에 반감을 갖고 저항했으며 오직 자신만을 믿고 살았다. 그렇게 평생을 걸쳐 이름에 저항한 결과는?




한국에서 만나 결혼한 한국 여자가 기꺼이 예수처럼 사는 삶을 선택해버리고 말았다.




이 또한 선택하는 것이 아닌 선택되어진 것이지만.


모든 고통을 끌어안고 모든 존재에 대한 위로가 넘치는 삶이 깊어지면서 존재 자체로 사랑임을 알아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남편에게도 고통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아마도 삶이 무너지는 아픔이 주어졌을 것이다.




그는 낙천성으로 극복했고,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깊어졌으며, 이생은 신나게 놀다가는거야~ 하는 천진난만함을 더욱 키워냈다. 그리고 그 힘으로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그는 사실 이미 자신의 이름처럼, 세레자 요한으로 살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 안의 사랑이 예수의 사랑과 다름없음을 깨달아가던 어느 날, 남편의 이름이 바로 Jean Baptiste인 까닭이 알아졌고, 고통 뒤에 숨어있던 사랑이 알아지면서 모든것을 그저 내맡기고 품어안게 되었듯이.




그도 어느 날 자신의 소명을 알게 될 것이다.




아니, 이미 그러하다. 그가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하고 있으므로. 그는 이미 예수를 세례한 요한으로 살아가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토록 미워하던 자신의 이름대로 사랑에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서 하고 싶은 말은, 누군가를 미워하면- 미워하는 대상이 하는 말과 행동을 언젠가는 반드시 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의식은 그가 곧 나임을 알고 있다.




미워하는 마음 안에서 챗바퀴 돌지말고, 미움을 통해 사랑을 깨우치고 기쁘게 살라는 신의 뜻에 따라 사는 이는 행복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는 돈을 벌어야만 사랑받아'라는 관념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