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너무 센 거 아닐까?
2022년을 마무리하며 여러 가지를 떠나보냈다.
힘들었던 마음, 아쉬웠던 기억, 이루지 못한 목표 그리고 토피넛 라떼.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음료는 단 2가지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시원하고 달달한 자바칩 프라푸치노. 겨울에는 따뜻하고 달달한 토피넛 라떼. 토피넛 라떼는 겨울 시즌 메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겨울이 끝날 때까지 파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매년 12월 31일이면 판매를 종료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진심 궁금하다)
올해도 12월 31일 종료라는 소식을 듣지 못하고, 마지막날 토피넛 라떼를 마시지 못했다. 아내가 담담하게 이야기해주는 시즌 종료 이야기에 두 배로 아쉬워할 뿐이었다. 왜 한 잔 더 사 먹지 못했을까.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몰스킨 플래너를 받을 정도로 토피넛 라떼는 많이 마셨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토피넛 캔디라도 사 먹겠다고 씁쓸한 마음을 달래 본다.
매년 수없이 자기계발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매년 어김없이 영어는 단골메뉴다. 몇 년 전부터 들어갔던 글쓰기, 책쓰기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는 색다른 계획을 고민했다. 바로 충분한 수면.
수면에 최대 적은 카페인?
카페인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깊이 새길 수 있도록, 1980년대에 미 우주 항공 우주국이 수행한 비밀 연구를 수행하겠다. 해당 연구진은 거미들을 다양한 약물에 노출시킨 뒤, 그들이 짓는 거미집을 관찰했다. 약물에는 LSD, 필로폰, 마리화나, 카페인도 있었다. 그들이 밝힌 연구 결과는 그림 3(위의 그림)에 나와 있다. 연구진은 카페인을 주었을 때 거미가 제 기능을 할 만한 정상적이거나 논리적인 거미집과 비슷한 집을 짓지 못하게 되었다고 했다. 다른 강력한 약물들보다도 더 그랬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50쪽.
물론 인간은 거미와 다르고, 커피가 인체에 영향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테다. 가끔 쿠키 뉴스에서 보는 것처럼 하루에 마시는 커피 2~3잔은 뇌질환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추어주고, 아침이나 오후에 감기는 눈을 기적처럼 떠지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식사 후에 동료들과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과 수다타임도 그냥 버릴 수 없는 아쉬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그림을 보는 순간 커피를 그만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커피를 원래 좋아하지는 않았고 달콤 쌉싸름한 맛과 그 향기 그리고 분위기가 좋아서 마셨을 뿐이니까. 단순하게 커피를 잠시 끊기로 마음먹었다. 습관에는 유예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냥 오늘부터 1일이다. 그렇게 1월 1일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9일이 지났다. 매일 출근해서 마시던 커피 대신에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신다. 요즘 즐겨서 보는 유튜버인 현승원 대표님이 커피도, 홍차도, 녹차도 마시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괜히 내 선택이 옳은 것처럼 느껴진다. 효과를 볼 때까지 3개월은 카페인을 멀리할 생각이다.
주말에 아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2시간 정도 생긴 여유시간에 항상 찾는 카페가 있다. 커피**이라는 바닐라 라떼가 맛있는 곳이다. 지난주는 그곳으로 가지 않고, 발걸음을 돌려 한적한 수제 전통차를 파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곤 커피보다 2,000원이 비싼 대추차를 시켰다. 커피와 비슷하게 쓰지만, 몸에는 더 좋은 느낌. 뭐 아재감성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올해는 남들과 다른 길을 걷기로 했으니... 다음주는 쌍화차를 먹어볼 생각이다.
아! 카페인을 끊은 효과가 어떻냐고 물으신다면, 아직은 탐색중이라 잘 모르겠다는 애매한 말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