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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곳독서 Jun 06. 2020

16년 동안 메모를 해 보았습니다.

플래너(메모)를 쓰는 것, 나만의 실록을 만들어가는 길.

<생도를 찾아서>의 두 번째 핵심 습관은 '메모' 그중에서도 '플래너 쓰기'입니다. 혹시 제 작가 소개 프로필을 보셨나요? "생도(삶의 길)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그 길에서 10년 이상 도전한 것들에 대한 글을 씁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저의 가장 오래된 습관인 '메모'와 '플래너 쓰기'에 대한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날로그 '손글씨'와 디지털 '메모'에 대한 글입니다.


<메모 습관의 힘>의 저자 신정철 작가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결국 우리가 삶의 의미를 더하고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매일의 이야기에서 의미를 찾고 그것을 내 안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길뿐이다. 어차피 범상한 많은 이들의 변화는 점진적이다. 점진적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만이 극적인 변화를 이루어 낸다. <메모 습관의 힘, 17쪽>   

16년 동안 쓴 '메모'와 '플래너'가 가져온 삶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메모' 그중에서 '플래너 쓰기'

플래너를 써야 하는 첫 번째 이유_나만의 실록을 만들어가는 길

<세종실록> 표지와 내지 1면, 2면_출처 : 교과서에 나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약 500년의 긴 역사와 그나마 가까운 과거의 역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위대한 기록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록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은 기록.
2. 한 임금이 재위한 동안의 정령과 그 밖의 모든 사실을 적은 기록. 임금이 승하한 뒤, 실록청을 두고 시정기를 거두어 연대순으로 정리한 것.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1대 왕 태조부터 제25대 왕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입니다. 1,893권 888 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보 재 151호입니다. 1997년에는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고종황제 실록과 순종황제 실록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의 지시를 받으며 편찬되었기 때문에 사실의 왜곡 등이 심하여 실록의 가치를 손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종과 순종의 실록을 제외한 철종까지의 실록을 조선왕조실록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참조>            

이러한 소중한 역사적인 기록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고 다큐멘터리를 찍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록에 쓰여 있는 단 몇 줄의 기록만으로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은 영화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다해서 2천 권이 넘습니다. 그중에서 책수 기준으로 기록이 많은 왕 베스트 3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선조실록입니다. 41년의 재위 기간(1567~1608) 동안의 역사가 116 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가장 오랜 기간 직위 한 영조실록입니다. 52년의 재위 기간(1724~1776)의 역사가 83 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세종실록입니다. 32년의 재위 기간(1418~1450)의 역사가 67 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플래너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것을 나만의 역사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시작은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과 시간관리를 위해서 플래너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플래너를 사용하기 시작한 2005년의 기록을 찾아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고 지나간 날들도 많았습니다. 나만의 역사라고 하기엔 기록이 거의 없는 기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꾸준히 적었습니다. 처음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플래너에 일기와 삶의 중요한 일들을 하나씩 적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쓴 플래너를 해당 연도를 스티커를 붙여 한 권의 보관함에 담아서 모았습니다. 1년, 2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자 제법 '나만의 실록'과 같은 모습을 띄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플랭클린 플래너 기록 보관함(2005~2020, 일부 보관함은 사진이 찍히지 않은 오른쪽에 있어요.)

그렇게 2005년에 쓰기 시작한 플래너를 이제 16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35년만 더 쓰면 조선 왕중 가장 오랜 기간 재위한 영조보다 더 많은 나만의 실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조선 왕들의 삶처럼 국가적인 행사는 없을지라도 나만의 역사를 스스로 적어가는 일!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하루하루의 일기와 기록들이 모여서 나만의 역사가 됩니다.

함께, 자신만의 역사를 적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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