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중년으로 사는 연습 50
매듭
하늘 위 살랑이는 바람사이로
빗방울 나리자 낙엽 같이 스러지고
수북하게 가을이 쌓여
사연 많은 시간들이 묻히면
미련을 끊기 위하여
레테, 그 망각의 강을 건너듯
문을 닫고 나서며 매듭 하나를 짓는다.
가을이 남은 푸른 겨울초
새 시간의 실타래를 풀고
쏟아지는 햇살 사이로
하늘하늘 끈 없는 연이 되어
내 시공을 날면
내게 꿈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그 무엇인가를
보게 될까
매듭을 짓는 것으로
하나의 문을 닫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겨
기꺼이 겨울을 맞이할 수 있게
봄을 반가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남아있을 그 무엇인가를 위해
새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기쁨이
소망하는 것을 간절히 빌며
한해 한 해가 살아가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변해갈 수 있기를...
시간의 흐름은 순간 속에서 이마져의 염려도
무디어지는 때로 오겠지만
지금을 사는 마음을 소중히
조금씩 길게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때가 온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다.
“2019년 수능이 끝나고 누군가에게는 변화를 실감하는 때인 것처럼 쌀쌀한 날씨와 가을비가 함께 왔다. 매년 겪는 가을과 수능이 나를 기준으로 가깝게도 멀게도 느껴지지만 올해는 유독 마음이 시리다. 아마도 남아있는 자식과 주변 친인척들의 시험 소식 때문이 갰지만, 뭔가 매듭을 지으며 산다는 것은 지나온 것에 대한 미련을 끊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
수능 전 휴일 어느 날 조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