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은 Feb 27. 2022

추분

꿈으로 피는 꽃

추분


캄캄한 가을밤 모깃불 속으로

철 지난 봄감자 던져 넣어

불 꽃송이 멀리 하늘하늘

날리는 게 즐겁던 시절은 지나고


사람은 가고 세상이 남겨져서

가을 오는 소리를 듣기 바라며

세상을 살다 보니


이십사절기 중심 밤낮이 공평한

추분이 새삼 다가왔다.


눈망울 밤하늘 빛 따라 흐르던 시절

모깃불 꺼지길 기다리며

귀 끝에 내리는 가을밤 깊어가는 소리


하늘거리는 향기 같은 연기로

가을밤이 깊게 짙어가고

추분, 그 시절에 공평했던 밤.


이제 세상살이의 저울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졌지만

편안한 밤과 낮의 세상살이를

공평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하는 때가 왔다.


추분이 필요한 가을의 시절


"사람살이는 변화 속에 있었다. 유년부터 청춘시절을 지나 중년까지 사람들은 하늘로 떠나갔고 남은 자들에게는 희미해지는 기억과 치열해지는 세상살이를 남겨두었다. 세상살이 공평한 기준을 가지고 추분처럼 밤과 낮이 분명한 사람살이를 만들며 살고, ‘사랑'이 말도 마음에 간직하며 살고 싶다. "

매거진의 이전글 현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