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하글 Jun 24. 2024

사무치다

깊이 스며들거나 멀리까지 미치다

가슴속 깊이 새겨져 지울 수도 없는 당신의 이름은 아직도 이따금 내 마음을 저리게 합니다. 사무치는 그리움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나도 이제 조금은 나아진 걸까 하다가도 익숙한 향기, 비슷한 모습, 똑같은 이름에 여전히 심장이 내려앉는 걸 보니 나는 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계절이 몇 번이고 지났어요. 당신에게 전달하고 싶은 편지도 내 방 구석구석 놓여있고요. 당신이 생각날 때마다 써내려갔던 글도 어느새 몇 권의 책이 되어있습니다. 세월이 그렇게나 흘렀다는 거겠지요.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말해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라고도 하고요. 다 의미 없는 말입니다. 아직 저는 당신에게 익숙해져 있어서요. 그 무엇도 내 안에 들어오게 할 수가 없어요. 다른 어떤 것도 당신을 대신하지 못해요. 이 번 해에도 당신을 여기저기 남겨놓을 것입니다. 저 산에도 저 바다에도 저기 성당에도 저기 절에도 발 닿는 곳마다 당신을 새겨놓겠어요. 그리고 당신이 너무너무 그리워 울고만 싶은 날에 찾아가 마음 놓고 울고 오겠습니다.

이전 02화 당신이 지금 하려는 그 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