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의 연속이다. 날씨가 급격히 더워지면서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다른 계절보다 조금 더 긴 새벽을 보내야 했다. 뭐 내가 잠들지 못하는 것이 날씨 탓만은 아닐 테지만, 여름이 지독히도 싫다. 이 계절은 여러 가지로 사람을 힘들게 하니까, 무엇보다 네가 사랑하는 계절이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생각해야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그 생각을 하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게 가장 괴롭다. 맑은 하늘을 보며 하는 네 생각, 장마 기간에 떠오르는 네 생각, 새벽까지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드는 네 생각, 이런 것들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고 하기 싫다고 하지 않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여름은 이래저래 내게는 최악의 계절이나. 눈 부신 태양도 푸릌하늘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도 너를 닮은 이 모든 것들을 매일 보고 듣고 감당해야 하는 이 계절이 최악이다. 너를 너무 사랑하는 탓에 싫어하게 되는 것이 너무 많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다 싫어졌다. 더는 그것들을 사랑해도 내 곁에는 네가 없으니까 너를 닮은 모든 것들을 사랑해도 너는 없으니까 어디에도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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