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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하글 Jun 30. 2024

카페가 사라졌다. 당신과 나의 추억이 증발했다.

장소가 사라진다는 것



사람이 사라지는 것 만큼이나 가슴아픈 상황이 장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언젠가 동네를 걸어가다 자주가던 카페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한참이나 그 앞에서 카페가 사라지고 난 빈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카페는 나에게 단순 단골카페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카페는 내 20대의 청춘이 담겨있는 카페였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내가 누구보다 열정적이게 일하며 열심히 살았던 흔적을 남긴 장소, 그런 장소가 사라진 것을 보는 순간 내 삶의 한 부분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사라지기 전에 많이 찾아갈 걸 그곳에서의 추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텐데 조금 더 자주 찾아가서 추억을 곱씹을 걸 카페가 사라진 것은 그냥 공간이 사라진 것이 아니고 내가 사랑했던 그러니까 내 생에서 가장 사랑했던 그때의 그 사람과 그 사람을 사랑하며 누구보다 빛나던 내가 사라진 것이다. 이제는 세상 어디에도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그곳은 없다. 그것은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사라진 것  다음으로 가장 가슴 아픈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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