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과 베이비부머가 만난 그곳 (요약본)
핫플레이스(Hot place)의 변화를 이끈 원동력에 대해 ‘세대’라는 도구로 풀어보려 한다. 2007년 등장한 스마트폰과 2008년부터 시작된 저성장을 기점으로 세계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밀레니얼(Millennials)은 이 시대를 대표한다.
골목길은 ‘독특함'을 찾아 경험하려는 밀레니얼 세대의 눈에 띄었다. 개발로 인해 옛 도시 지형과 완전히 단절된 채 아파트처럼 획일적으로 디자인된 공간에서 성장한 이들은 옛 도시 조직의 흔적이 남은 골목길에서 마치 외국에 간 듯한 경험을 얻는다. 1970년대에 지어진 건물을 현대적 감성에 맞게 개조한 상점은 밀레니얼들에게 그 자체로 ‘힙(Hip)’한(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결합은 정보를 빠른 속도로 공유할 수 있게 했고, 숨은 골목길을 불과 1~2년 만에 세상 전면에 끌어내게 되었다.
한편, 1946~65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는 개발과 성장의 시대를 살아왔다. 노력하면 성공하는 공식이 통했고, 실제 노력하면 나아지는 삶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세대가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준비하기 시작할 즈음 저성장 시대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의해 이들은 은퇴 후 집을 그저 집으로만 사용하기보다는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즉, 소비재로만 사용하던 집을 생산재로 바꾸는 방법에 주목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찾은 답이 바로 골목길이었다. 공항철도 개통 이후 계속해서 활성화되고 있는 서교동, 상수동, 연남동, 망원동, 성산동 등이 대표적인 예로, 이곳의 대부분은 주거용 건축물이 차지했다. 이러한 건축물들이 리모델링되면서 옛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느끼고자 하는 이들의 시선을 끌게된 것이다.
동네 고유의 매력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하듯 골목길을 탐방하는 젊은 세대의 등장, 집을 새로운 형태로 변화시키려는 기성세대의 대응이 폭발적인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이른바 ‘핫 플레이스’를 만들어냈다. 두 세대의 요구가 만나 핫플레이스의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되었듯 도시는 곧 사람이 만든다.
*이 글은 '콜마사랑 3+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