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맞이한 새해

by 은하수

뜨겁게 맞이한 2026년 1월이다.
지난 성탄절 아침부터 시작된 머리와 허리 통증은
그저 몸살쯤으로 지나갈 거라 여겼다.


젊을 때라면 그랬을 테니까.
하지만 50대의 몸은 달랐다.
통증은 2주 가까이 더 심해졌다가 나아지기를 반복했다.


평소 운동도 꾸준히 하고

먹거리도 신경 써왔다는 안도감에
‘곧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남편이 12월 24일부터 2주간 휴가라
여행이라도 함께 가야 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결국 취소했다.


미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쓰고 잠깐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어김없이 다음 날은 병세가 더 깊어졌다.


처음에는 머리와 허리 통증이던 몸살이
12월 30일쯤부터는 코와 목까지 아픈
독감 같은 증상으로 바뀌었다.


집에 있던 종합 감기약으로 버티다
그제야 병원을 찾았더니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하자고 했다.


이 나이에는 단순 몸살이 아니라
신장이나 방광 쪽 염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나이를 먹으니
아픈 부위도, 통증의 범위도
조금씩 넓어진다는 걸 그제야 실감했다.


검사 결과 염증은 없었다.
그런데 피검사 결과는 뜻밖이었다.


당화혈색소 5.9, 당뇨 바로 전 단계.
고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나와
“고지혈증 약을 드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동안 먹거리 조심하고
덤벨 들고, 유산소하고, 스트레칭까지
하루 한 시간 가까이 운동해 왔는데도 말이다.


몸무게도 더 뺄 게 없을 만큼 빠졌고

허리는 25인치라 옷이 죄다 헐렁해졌는데,
혈관에는 기름이 넘쳐난다니?


50이 넘으면
정말 내 몸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시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갱년기와 몸살이 겹쳐
제대로 인사도 못 한 채 흘려보낸 2025년,
통증만 없으면 살겠다는 마음으로 맞이한 2026년.


올해는 말의 해라 더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새해 아침이다.


요즘 화두가 ‘알아차림(awareness)’이라는데
정작 나는 내 몸이 이렇게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내 몸도, 내 마음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엇을 알아차린다는 걸까?


그래도 내 나름의 알아차림 하나는 분명해졌다.
적어도 밤 10시가 넘으면
무조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내 몸에 함께하는 모든 생명이 쉴 수 있고,
그래야 ‘나’라는 존재도
다시 하루를 살아낼 힘을 얻는다는 것.


2026년은
잠, 먹거리, 운동, 그리고 그다음이 일이라는 걸
몸으로 먼저 알려주는 해인가 보다.


이렇게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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