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가의 글포옹
참 많은 이들이 그런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너무도 냉정하고 인색한 것 말이지요.
실은 제가 그 대표주자입니다. 글로서 세상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좋은 글을 읽고 쓰려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저 자신을 안아준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최근에야 들었어요. 안아주기는커녕 책망하고 구박하기 일쑤.
'아 진짜 바보 같아 나는 대체 왜 이러지?'
'이건 무조건 내 탓이야'
아침에 저조한 시청률을 받아 들었을 때도, 작가들이 뭔가 실수를 해서 팀 내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겼을 때도, 아이의 어린이집 준비물을 뭔가 하나 빠트렸을 때도, 아이가 갑자기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렸을 때도... 스스로를 좀 필요 이상으로 몰아붙여 왔더라고요. 그중엔 실제로 제 탓이 아니었던 것들도 꽤 있고, 제 탓인 게 맞았다 한들 '이미 벌어진 일, 다음부터는 그렇지 말자', 그 정도로 마무리해도 충분했을 것을.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뽀송뽀송 침구와 가장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늘 웃는 얼굴, 상냥하고 다정한 말투로 그를 대접하는 것처럼... 그가 조그만 실수를 한다 해도 '에이 신경 쓰지 마세요, 괜찮아요'라고 선뜻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제는 스스로를 그렇게 대접해 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