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작가 Mar 25. 2024

나를 귀한 손님처럼

온작가의 글포옹


참 많은 이들이 그런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너무도 냉정하고 인색한 것 말이지요.


실은 제가 그 대표주자입니다. 글로서 세상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좋은 글을 읽고 쓰려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저 자신을 안아준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최근에야 들었어요. 안아주기는커녕 책망하고 구박하기 일쑤. 


'아 진짜 바보 같아 나는 대체 왜 이러지?'

'이건 무조건 내 탓이야'


아침에 저조한 시청률을 받아 들었을 때도, 작가들이 뭔가 실수를 해서 팀 내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겼을 때도, 아이의 어린이집 준비물을 뭔가 하나 빠트렸을 때도, 아이가 갑자기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렸을 때도... 스스로를 좀 필요 이상으로 몰아붙여 왔더라고요. 그중엔 실제로 제 탓이 아니었던 것들도 꽤 있고, 제 탓인 게 맞았다 한들 '이미 벌어진 일, 다음부터는 그렇지 말자', 그 정도로 마무리해도 충분했을 것을.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뽀송뽀송 침구와 가장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늘 웃는 얼굴, 상냥하고 다정한 말투로 그를 대접하는 것처럼... 그가 조그만 실수를 한다 해도 '에이 신경 쓰지 마세요, 괜찮아요'라고 선뜻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제는 스스로를 그렇게 대접해 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이전 05화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한 엄마의 한 마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