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가의 글포옹
따뜻한 글로 각박한 세상을 꼭 안아주고 싶은 '글포옹' 온작가입니다.
3월 4일. 저희 아이는 새 어린이집에 첫 등원을 했어요. 낯을 많이 가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은 아이이지만, 이사로 인해 너무 멀어져 버린 이전 어린이집.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지요.
예상했던 대로 아이는 입학식 날에도 낯선 아이들 틈에서 코끝이 빨개진 채 얼어붙은 듯 서 있다가 학부모 석으로 와서는 제 품에 얼굴을 폭 파묻고 울어버렸고요, 그다음 날에는 '어린이집 가기 싫어' 하며 기운 없이 일어나 또 눈물을 보이더라고요.
그때 제가 들려준 한 마디가,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엄마도 낯을 정말 많이 가려서 우리 하온이가 지금 어떤 마음일지 너무 잘 알 것 같아"
"엄마도 그래?"
"그럼!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나면 그래도 훨씬 나아지고, 한 달 정도 지나면 완전히 적응이 되더라고~ 우리 딱 한 걸음만 나아가 보자"
한 이틀쯤 더 어린이 집에 가기 싫단 얘기를 하긴 했지만 아이는 씩씩하게 등원했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었습니다.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사진들 속에서 아이는 '엄마 나 잘하고 있지?'라고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것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일지언정 결국 스스로 넘어야 할 산이니 지켜보고 안아주고 토닥여줄 밖에요.
그로부터 꼭 일주일이 지난날.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새로 친해진 친구랑 태권도 학원에 같이 다니고 싶다고 말해 그날로 바로 체험수업을 한 후 태권소녀가 됐고요, 아침에 깨우면 '태연이(태권도 같이 다니는 절친) 오늘은 뭐 입고 오려나? 등원 차량에 나무반 선생님이 오시면 좋겠다' 귀 아프게 쫑알쫑알 합니다.
"네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 엄마도 너무 잘 알아"
공감의 말 한마디의 위력을 새삼 뼛속 깊이 실감하는 매일 매 순간이에요.
내 딸(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우와!!! 세상에 어떻게 이런 걸 했어?
6살 아니고 6학년 같은데?
우리 00이 정말 정말 멋지다
어쩜 이렇게 매일 예뻐?
엄마는 네가 진짜 행복했으면 좋겠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엄마의 말들>
어쩌면 엄마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아이에게 어떤 사랑의 말을 들려주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