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가의 글포옹
저희 남편은 아이와 함께 하는 순간들을 영상으로 최대한 많이 남겨놓으려 노력하는 편인데요, 몇 해 전 영상들을 함께 보다 보면 굉장히 낯설고 요상한 소리 하나가 귀에 꽂힐 때가 있어요. 냐하하하하하하~ 더 이상 방정맞을 수 없는 웃음소리... 귀를 찢는 듯한, 차라리 '소음'에 가까운 그 소리의 주범은 저였습니다.
아이가 한 네 살 쯤까진 육아가 미친 듯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곤 하는 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제게 이전의 세상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크기와 깊이의 행복도 분명 전해줬던 거지요. 이전의 세상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방정맞고 커다란 웃음소리를 냈던 걸 보면요.
참 다행입니다. '육아 우울증'에 그토록 고통받았던 순간들 사이사이에도 그렇게 예쁜 꽃이 피어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요. 너무 괴로웠던 저의 지난 몇 년이 그저 괴로움만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돼서요. 스스로를 전혀 돌보지 못했던 그 몇 해 동안 아이가 저를 돌봐주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주말엔, 더 크게 더 많이 웃으며 지내야겠어요.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