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다. 잎사귀들도 떨어지고 공기도 스산하다.
오늘은 한시간 정도 늦게 하루를 시작하였다. 그래도 오전에 세무서에 갔다가 일을 처리하고 시장에 들러 장을 보았다. 아이가 주문한 간식과 과일을 산 뒤 책을 반납하고 마음에 드는 책을 빌리고 집에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반가운 연락에 점심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각자의 성향대로 잘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전혀 다른 성향, 즉 전혀 다른 기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요즘 느끼는 건 기질이 생각보다 영향을 많이 차지하는 것 같다. 유행하는 MBTI에선 앞의 글자가 'E'로 시작하지만 나의 원래 성향은 'I'이다. 후천적인 영향으로 'E'로 살아가곤 있지만 외부에서 에너지를 쓰고 오면 반드시 혼자서 조용하게 오롯히 있어야 다시 본래의 패턴대로 살 수 있다.
그래서 혼자 사색하고 끼적이는 이 시간이 숨통을 틔어주는 것 같다. 그런데 전혀 다른 기질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와 반응을 들으면 그것대로 재미있고 신기하다. 아마 예측하지 못 하는 반응이기에 더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오늘은 그렇게 점심 약속을 하고 첫째 하교를 한 뒤 간식을 먹고 아이는 다시 학원에 간 사이, 나에겐 한시간 정도의 짬이 생겼다. 곧 있으면 저녁을 준비하고 순식간에 밤을 맞이하겠지. 그리고 또 하루가 가겠고...
정말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해야할 일을 틈틈히 머릿속에 그리며 하나씩 해나가려고 한다. 그것 또한 나의 성향의 일부분인 것 같다. 때론 정신이 없고 즉흥적이긴 하다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