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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프씨 Feb 28. 2024

도대체 IB가 뭐야?

내 아이가 경험한 IB프로그램 #8

다양한 행사와 학교생활 (2)


이런 다양한 행사들은 시험 기간과 상관없이 정해져 가끔은 행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시험이 치러지는 경우도 많다. 결국 공부는 알아서 준비해야 하는 거다. 이런 행사들 외에도 학년별 Field Trip(소풍), Valentine Day Celebration(발렌타인데이 행사), 헌혈, CAS 점수를 채우기 위해 11, 12학년 들이 기획, 주최하는 다양한 Charity(자선) 행사와 축구, 농구, 배드맨튼, 탁구, 사이클 등 다양한 운동경기들도 수시로 진행된다. 

그 밖에도 스승의 날에 해당하는 Happy Teachers Day와 국제학교 특성상 각 나라의 대표 기념일들, Chinese New Year Celebration(한국의 설날도 같은 날이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과 중국 학생들을 중심으로 행사를 준비한다), UN DAY(유엔데이), Republic Day of India(인도국경일), Thanksgiving Day 등의 행사들도 해마다 진행된다.


MUN(Model United Nations)


국제학교 대부분에서 진행하는 MUN(Model United Nations)은 보통 MYP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모의 유엔이다. 이 행사는 학년별 지원자 중 선발된 아이들이 주어진 의제를 놓고 한 명씩 각 나라의 대표가 되어 회의를 진행한다. 주제 선정은 체어(Chair)를 맡은 이들이 의논해 정하고 나라 배정은 랜덤으로 정해진다. 주제와 심각하게 관련된 나라가 배정되면 운이 좋은 경우이나 주요국을 맡았다고 해서 무조건 1등을 하는 건 아니다. 긴밀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나라가 배정되더라도 얼마나 사전 조사를 했고, 회의에서 얼마나 나의 의견을 어필하는 가를 체어들이 판단해 순위가 정해진다. 체어는 보통 MUN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지원자를 중심으로 하고 대회 참가보다 체어만 중심으로 하는 학생도 생긴다. 결국 선수와 심판 모두 학생들로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렇게 교내에서 진행되는 MUN 뿐 아니라 다른 국제학교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 타 학교 대회의 참여는 개인적으로 하기도 하고 학교차원에서 교내 우승자 위주로 선발해 참여시키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MUN은 많은 대학에서도 행사를 주최하는데 한국의 유수 대학과 하버드, 예일 같은 해외 대학들이 대학생 레벨과 국제학교 중고생 레벨을 나누어 거의 매년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일정은 각 대학 홈페이지를 통하거나 대학 홍보 SNS등을 통해 일정을 알 수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에 위치한 해외 대학의 경우 동아시아 지역 행사를 따로 개최하는데 지난 몇 년간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국이나 싱가포르 등의 대학에서 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의 최대 장점은 최근 국제사회가 어떤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는가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어진 나라의 시점에서 뿐 아니라 참여하는 여러 나라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게 되며, 대회에 참여해서는 자신의 안건이 채택되게 하기 위한 전략과 대응을 해야 하므로 어느 정도의 승부욕도 필요하다. 현재 11학년인 둘째 아이의 경우 10학년부터 이 대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취향과 미래의 방향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막상 참여해 보니 다양한 국제기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한다. 자기도 몰랐던 승부욕을 발견하며 재미를 느낀 녀석은 방학에 한국에 방문해서도 한양대에서 주최하는 MUN 대회에 참여해 생각지도 않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TEDx


몇 년 전부터 우리 학교에서 새롭게 추진했던 행사가 있었는데 바로 TEDx Youth GMIS였다. 우리가 아는 TED 강연을 모델로 시도했던 행사였는데 PYP와 MYP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자의 오디션을 치르고 이후 학년별 최종 우승자를 선정하였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아이들이 스스로 주제를 찾거나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강연이나 의견을 발표해야 하는 프로그램들은 이상적인 교육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억지로 하는 발표나 공부 말고 원해서 이런 행사에 참여한다면 아이가 얻어 가는 것은 비단 지식뿐만이 아닐 것이다.


Exhibition과 Personal Projects(PP)


학기말 즈음이면 치르는 큰 행사 중 하나가 바로 Graduation Ceremony(졸업식)이다. 5학년, 10학년, 12학년의 졸업식이 매년 성대하게 치러지는데 특히 5학년과 10학년은 졸업에 앞서 거쳐야 할 큰 행사가 있다. 바로 Exhibition과 IB MYP Personal Projects(PP)이다. 

5학년 졸업생의 마지막 기말시험 중 한 부분에 속하는 Exhibition은 한마디로 프로젝트 발표다. 1-4학년까지 해마다 기말시험에 속하는 활동점수로 그룹 프로젝트 발표를 해왔는데, 5학년이 되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발표를 준비하게 된다. 포스터며 모델도 직접 만들어 전시하고 실험이 필요한 경우는 직접 시현하기도 한다.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이날은 이 행사 하나로 학교 일정이 끝나버린다. 학교 어느 공간 지정된 위치에 자신의 모델과 포스터, 손수 준비한 팜플랫 등을 전시해 두고, 학년 주임 선생님과 담당 선생님들, 교장 선생님이 하나하나 준비한 것들을 다 둘러보기 때문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Exhibition의 MYP 버전이 PP라 할 수 있는데, 고학년에 걸맞게 좀 더 전문화되고 잘 준비된 개인 프로젝트를 발표한다고 볼 수 있다. 이 PP는 IB 프로그램에 속한 절차여서 이 결과 중 일부를 IBO 센터를 보내야 하고, 그곳에 보내진 프로젝트들의 수준에 따라 점수를 받게 된다. 

학교 입장에서는 센터로 보내는 결과물이 타 IB학교들과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꽤 신경을 쓰고 준비하게 되는데, 9학년 2학기때부터 선생님들은 PP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개인들로 하여금 준비시키고 정해진 주제에 따라 멘토 선생님을 정해 준비와 점검을 하게 한다.


WSC(World Scholar’s Cup)


IB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아니지만 본 학교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전담 선생님이 생기면서 참여하게 된 행사가 있는데 바로 WSC(World Scholar’s Cup)이다. 미국 예일대학교 주최로 해마다 전 세계 Junior와 Senior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일종의 토론 행사인데, 일 년을 두고 먼저 지역예선(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의), 여기서 커트라인을 넘긴 팀들은 다음 단계인 Global round로, 그리고 이 단계를 통과한 팀들은 마지막 결승전인 Final round를 예일대학교에서 치르게 된다. 

이 행사에 경험이 있는 선생님이 발령을 오면서 우리 학교에서도 몇 년 전부터 참가하게 되었는데, 참가경험에 비해 꽤 좋은 결과를 받아 한동안 학교가 들썩들썩했다. 둘째 아이의 경우 생각지도 않게 Junior 팀에 뽑혀 지역예선까지 통과하고 호주에서 열린 Global round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자기 인생 최고의 경험이라고 아직까지 말할 정도다. 당시 한 팀을 제외하고 우리 학교 출전 팀이 모두 Final round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는데, 아직 나이가 어렸던 탓에(당시 6학년) 다음을 기약하고 예일대학에서 치러진 결승전에 보내지 않은 이후 생각지도 않은 전 세계 팬데믹으로 아예 한동안 행사가 진행되지 못했었다. (현재는 다시 재개된 걸로 안다)

이 행사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너무나 즐겁게 대결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지역예선의 경우 이틀에 걸쳐 토론, 퀴즈, 에세이 부문이 각각 팀 별(3명이 한 팀)과 개인별로 진행되고 각 점수를 모두 총합해 최종 Pass 하는 팀들이 정해진다. Global round와 Final round는 규모가 크고 Junior와 Senior가 나뉘어서 진행되므로 보통 4-5일에 걸쳐 행사가 이뤄진다. 

개인부문도 물론 중요하지만 특히 팀워크가 무척 중요한데 그렇게 팀원과 함께 대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 목표를 위해 서로가 끈끈해지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퀴즈 부문의 경우 종교, 문화, 예술, 역사, 과학 등 정말 다양한 부분에 걸친 잡학다식한 상식들을 찾아 공부해야 하고 그중 어떤 문제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유난히 암기를 잘하는 아이가 팀원 중 한 명이라면 팀 퀴즈 때 운이 좋을 수 있으며, 암기보다 임기응변이 강한 아이가 있다면 팀 토론 때 실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결국 각자의 강점을 발휘하며 3명이 함께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내면서 행사를 준비하고 참가하는 시간을 통해 아이가 정말 많이 성장했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 또래의 세계 여러 나라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르는 대회인 만큼 다국적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꽤 멋진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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