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의 관성

서로 크는 이야기

by 난나J

무엇을 관성적으로 한다는 것은, 보통 부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자신의 의지대로가 아니라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그렇게 되는' 그런 것들을

관성적이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관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물체가 외부로부터 힘을 받지 않을 때 처음의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


그런데 일을 멈추고 나니

능력의 관성이 사라져버린 것 같은 불안함이 때때로 찾아온다.


일을 하고 있을 땐 느끼지 못했는데, 그리 힘들다고 느끼지도 않았고, 불안해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오히려 일을 쉬고 있을 때, 이 일을 계속 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그런 불안에 빠진 적은 있었지만.


일을 하는 사회인으로서가 아닌, 가정에 적을 두고 있는 엄마라는 존재, 아내라는 존재로 살다보니

자꾸만 일을 하는 나라는 사람이 나조차 잊혀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일을 할 때에도 일종의 관성이 작용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일을 할 때 부정적이라기보다 긍정적인 그 무엇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하는 작업에서 자동화라고 할 만큼의 속도가 나려면

일하는 일꾼의 숙련도가 높아야만 하는데,

어떤 일이든 오래 하다보면 그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숙련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나도 일을 하면서 숙련도를 높여왔던 것이었겠지.

그러다 다시 '엄마'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이전의 직업에 대한 숙련도는 떨어져 갔던 것일거다.


얼마 전, 선배 언니가 아이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제안했다.

매일 출근하거나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일은 아니기에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로운 마음으로 덥석 그 제안을 수락했는데.

작업을 하면서 가슴떨리고 설레기도 했지만, 그런 불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누군가의 피드백을 기다리는 이 마음 또한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라 그런지.


그 일을 하게 될 지, 아니면 안하게 될 지 이젠 내 손을 떠났지만.

또 하나 배워간다.

그래, 인생의 이치들은 이렇게 내 시간 속에 존재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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