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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루 Jan 19. 2018

Day 79 고양 - 꽉 찬 하루

서울 봉송도 모두 마무리 되고 이제 경기 북부 봉송이 시작됐다. 서울까지만 함께 하기로 했던 삼총사가 돌아가 다시 9명이 남은 우리 주자 운영팀은, 왠지 모르게 허전한 마음을 부여잡고 고양으로 출근을 했다.


오늘은 그룹장님 - 몇 달 전 소비자 대상으로 주자 모집을 할 때 스토리를 써서 응모해 당첨이 되었다고 한다 - 과 팀 선배 아버지가 주자로 뛰시는 날이라 오랜만에 나도 봉송로에 나가기로 했다. CP에만 있는 것보다는 봉송로에 나가서 소리도 지르고 응원도 하는 것이 훨씬 좋다. 한 가지 오늘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오늘이 미세먼지 최악의 날이었다는 것 ㅋㅋ 재미보단 건강이 우선이죠!


그 어느 지역보다 많았던 현수막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정치적인 현수막도 많이 보였다. 평화 올림픽 현수막을 보고는 정치하는 인간들 생각이 나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스포츠는 그 자체로 숭고한 것인데 요즘 꼴을 보면 정치인들은 정치가 제일 위에 있는 것이고 다른 것은 모두 정치를 위한 도구로 이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메달권과 먼 종목이니 북한과 단일팀을 만들어도 상관 없다느니, 북한의 우수한 전력으로 팀을 보강할 수 있다느니, 대승적인 것을 위해 이해해달라느니, 어떻게 그렇게 오만한 생각을 하고 또 그런 생각을 입밖으로 낼 수 있는지 화가 난다. 나는 공동 입장도 싫고, 한반도기 흔드는 것도 싫고, 전세계에 남한과 북한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말도 집어 치우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금강산 전야제와 마식령 스키장을 훈련장으로 쓰자는 제안 따위는 누구 머리에서 나온건지 정말 한심하다.


잠시 화를 삭이고,


봉송로에는 주민들이 많이들 나와 있었다. 귀엽게 삼성 깃발을 등 뒤에 꽂은 어린이도 있었고, 몇 개 슬랏을 계속 따라다니며 목청껏 화이팅을 외치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서울에서는 그렇게나 사람들이 호응이 없었는데, 바로 옆인 고양에 왔을뿐인데 사람들이 호응을 잘 해줬다.


귀여운 어린이


그룹장님 봉송 전 단체 사진도 찍고,

화이팅!


봉송 초기부터 중반까지 우리 삼성 카라반의 MC로 활약하셨던 분도 오늘 깜짝 주자로 나서서 카라반 크루들을 놀래켜줬다. 멋지게 뛰고나서 CP로 복귀하 주자팀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역시 MC는 MC인게, 봉송하면서 치는 멘트, 지었던 표정과 포즈 모두 일반 주자들과는 달랐다. MC 노요님 최고예요!


MC 노요와 함께


그리고 갑자기 발생한 노쇼가 있어, 우리 주자팀 스탭 한 멍이 주자로 투입됐다. 군인인 앞 주자와 모두를 경악하게 한 꿀렁꿀렁 웨이브 토치키스를 했다. 속으로 본인이 뛰면 무얼 할지 생각해둔게 분명하다 ㅋㅋㅋ

신난 주자팀


오늘 뛴 주자 중에서 그렇~게나 스탭들 사진을 찍는 분이 있었다. 그분이 페이스북 주자 그룹에 올린 사진을 퍼왔다.


왜 또 신났지


주자들에게 마무리 인사 중


저녁에는 전체 회식이 있어 콘보이팀과 RON, 주자팀이 모두 모였다. 셀카왕이 손을 뻗어 수십 명 단체 셀카를 찍었다. 다들 서울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신나게 먹고 마셨다. 이제 정말 추울 일만 남았는데 모두 건강하게 평창까지 가자고요!


삼성 크루 단체 셀카


주자팀 테이블에서는 숟가락으로 병따는 방법 강의(ㅋㅋ)가 있었다. 그간 내가 병따개로 딴 병만 해도 수천 병은 될텐데 아직도 숟가락으로 병따기를 못한다. 오늘은 꼭 배워가리라 하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얼굴로 병 따는 듯한 혐짤만 남은 채 또 실패 ㅠ


왜 얼굴에 힘을 주니


성화봉송이 끝날 때까지 목표가 있다면 두 가지다. 첫번째는 건강히 마치기, 두번째는 숟가락으로 병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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