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 바리스타들의 웃기고 따뜻한 커피 이야기

이제 시작하다.

by 응응

드디어 그날이 왔다.
이제는 이론도 끝냈고, 실기시험도 통과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가 커피를 내리는 날이 시작됐다.

이름하여, 봉사카페 첫 날!

무릎이 살짝 후들거렸다.
머리로는 “나는 바리스타다.”를 주문처럼 되뇌지만,
손은 여전히 포터필터를 끼울 때마다 살짝 떨린다.

카페 문이 열리자
우리는 거의 반사적으로 ‘띠로리’ 효과음을 내며 시선을 돌린다.


“들어오셨어요!! 이번엔 뭘 시키실까?”


누군가가 속삭이듯 말한다.

이게 바로 신참 바리스타의 커피 도박이다.
라떼인가, 아메리카노인가?

첫 손님은 아주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투샷, 얼음은 조금만.”


그 순간, 우리 셋은 동시에 움직였다.
한 명은 얼음을 집었고,
한 명은 투샷을 외쳤으며,
나는 잔을 들고 공중에 멈췄다.

“잠깐만요, 얼음 적게가 얼마죠?”
“세 조각?”
“네 조각은 많아요?”
“우리… 이걸 토론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혼란과 동시에, 뭔가 진지했다.
그렇게 첫 투샷 아아는, 아슬아슬하게 성공적으로 손님 앞에 도착했다.

두 번째 손님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셨다.


“카페라떼요. 하트 꼭 만들어 주세요~^^”


말은 상냥했지만, 그 하트는 우리에겐 기술적 고비였다.
라떼아트를 처음 할 때, 하트가 하트가 아닌 것이 문제다.
찐빵, 감자, 낙지, 작은 구름…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동그란 무언가’일 뿐이다.

드디어, 한 명이 용기를 내어 하트에 도전했다.
피처를 기울이며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달처럼, 달처럼, 둥그렇게”


결과는, 놀랍게도 정말 달처럼 둥글었다.
하트는 아니었지만, 손님은 만족했다.


“어머~ 둥근 하트네요~ 고마워요!”

그때 우리는 깨달았다.

하트는 마음이다. 모양은 그냥 참고사항일 뿐.

이 카페에는 매주 같은 시간에 오시는 손님도 있다.
말없이 와서 자리에 앉으시고,
늘 같은 메뉴를 주문하신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요.”


그 분이 앉으시면, 어쩐지 우리도 자세가 달라진다.
마치 심사위원이라도 오신 듯, 긴장하게 된다.

그 분은 아마 모를 것이다.
당신 한 사람의 커피가,
세 명의 바리스타를 긴장시키고 있다는 걸.

그리고 카페의 또 다른 재미,
‘기부왕’ 손님들이 계신다.


“무료라니까 더 미안해서 못 마시겠네요. 이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고요”


하며, 직접 담근 묵을 주고 가시거나
“어제 부침개를 했는데 많아서~” 하고 들고 오신다.


그날 묵은 카페 한켠에서 떨고 있었고,

우리는 시간이 날때마다 ‘묵 회식’을 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가끔은 세 명의 친구가 함께 오기도 한다.
그들은 시끌벅적하게 메뉴를 고르고,
사진을 찍으며 우리에게도 말을 건다.


“와~ 하트가 너무 예뻐요.”


우리는 민망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달 모양입니다. 보름달하트가 뜨기 전 단계예요.”


그 말에 친구들은 웃고,
우리는 카페 주방 안에서 서로를 칭찬한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에스프레소의 크레마도 안정되고,
우유 거품도 예쁘게 올라온다.
물론 아직 하트는 가끔 감자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제 ‘진짜 커피’를 만든다.

그리고 이 카페에서 느낀 가장 큰 깨달음은,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거다.

처음엔 우리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입장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이 카페에 오는 모든 사람과 나누는 온기가
우리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