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상 요리사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이미 인생의 ‘최우수상’ 수상자다.

by 응응

독서문화축제가 도서관에서 열렸다.

행사장 안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각종 체험부스에서 환호와 아쉬움의 소리로 가득했다.

그날의 주인공은 단연 다독상 최우수상을 받은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였다.

동그란 얼굴에 까무잡잡한 피부, 반짝이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6개월 동안 책을 몇 권 읽었어요?”
내가 묻자, 아이는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다.
“300권 좀 넘게요.”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른이 되어서는 한 해에 책 열 권도 읽기 버거운데 그 나이에 300권이라니.
“책이 그렇게 좋아요?”
“네, 책 읽는 거 정말 좋아요.”
짧은 대답 속에도 단단한 확신이 느껴졌다.

그래서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었다.

“요리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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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한다길래 작가나 선생님을 말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
“요리사도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어떤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잠시 생각하던 아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 솔직함이 오히려 더 빛났다.

뭐든 정해져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세상을 향해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부모님은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거에 대해 뭐라 하세요?”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깊은 응원의 말인가.

아이가 어떤 길을 걷든 그 마음을 지켜주는 부모님이 있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는 그 아이가 앞으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건강하게 자라길 바랐다.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우고 요리를 배우며 손끝의 감각을 익히는 그 아이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세상에 참 많은 상이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마음만큼 값진 상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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