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엄마. 그리고 파피와 콩콩이

지금은 없지만, 여전히 내 마음속에

by 은가비상점
​강냉이, 엄마. 그리고 파피와 콩콩이



​강냉이 앞에서 부들부들

사람 먹는 것은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좋지 않으니까

가끔 깨알만큼 얻어먹기도 하지

조금이라도 먹고 싶은 그 맘 이해는 해

내 이쁜이들


​지금은 없지만,

여전히 내 보물 1호인 파피의 첫 이야기이다.

21살의 나이에 부천역에서 만났던 파피.

한 때 나를 애견센터와 동물병원마다 다니며 빠삐용이 아닌지 확인하게 만들었던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어 준 파피는 그냥 수많은 종이 섞인 믹스견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에겐 여전히 보물 1호다.


​사진을 찍으면 항상 얼굴이 안 보이는 콩콩이는 지금도 건강한 할아버지 고양이로 나와 함께 살고 있다. 녀석 이미 파피는 새까맣게 잊어버렸겠지? 아님 아주 가끔은 기억해 주려나?


​엄마는 가끔 저 몰래 파피와 콩콩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곤 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무언가를 먹고 있으면 우리 동물가족들은 뭐라도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계속 그 주변에서 머물렀죠.


그날은 강냉이를 드시고 있는 엄마와 그 주변에 모여있던 파피와 콩콩이. 그리고 사람 먹는 것은 절대 주면 안 된다고 잔소리하고 있는 나.


파피는 엄마가 다 먹어 버릴까 봐 다리를 덜덜 떨고 있고, 콩콩이는 뚫어지도록 강냉이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또 그런 세 가족을 감시하고 있는 나.


그런 소소하지만 너무 귀여웠던 나의 파피와 콩콩이의 어떤 날.


​동물을 키우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이 어렵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동물을 키우는 것은 그저 내 공간을 조금 나눠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저 내 식비를 아주 조금 보태주는 것이죠.

​그런데 그 조금의 나눔보다 저는 더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파피와 함께했던 18년이 저에겐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고, 잊을 수 없는 청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시간 동안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잊을 수 없는 시간의 조각. 그 이름이 저에겐 파피입니다.


수요일 연재
이전 01화작은 텃밭의 흰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