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나는 직접 물건을 사러 가는 것보다 배달이나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편이다.
전 직장에서 배달앱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어 배달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많다.
그런데, 최근 편의점 배달을 이용하면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두 시간째 배달이 안 온다고?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주말 오후, 편의점 앱을 통해 김밥, 떡볶이, 핫바 등을 주문했다. 지점을 직접 선택하지 않고 자동 배정된 지점에서 배달이 진행되었다.
결제는 완료되었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록 배달이 시작되지 않았다.
'배달이 오긴 오는 걸까?'
'배달이 잘못 간 건 아닐까?'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해졌다. 그런데 두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주문을 취소하려고 했지만, 고객이 바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앱의 챗봇은 배달 지연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검색해 보니, 5시간 동안 배달을 못 받았다는 후기까지 보였다.
고객센터도, 점포도 연락 불가
결국, 앱에서 찾은 모바일 영수증을 통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상담사 연결까지 한참이 걸렸다.
겨우 연결되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이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빠른 배차 요청뿐입니다."
그럼 취소는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문제는 점주가 응답하지 않으면 취소도 진행할 수 없다는 것.
더 황당했던 건 고객센터에서도 점포의 연락처를 별도로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매장 연락처가 없는 이유는 피싱전화나 광고전화가 많아 없애는 추세라서요..."
"배달이 4시간이 되어가는데, 도대체 언제 해결되는 거죠?"
결국, 배달을 포기하고 취소를 요청했다.
4시간이 지나서야 취소 알림이 도착했다.
이번엔 누락, 그런데 점포는 당황…
며칠 뒤, 다른 지역에서 같은 프랜차이즈 편의점 배달을 이용했다.
이번에는 물건이 일부 누락되었다.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를 걸었고, 통화를 마친 후 혹시나 싶어 인터넷에서 해당 지점의 연락처를 찾았더니 번호가 있어 직접 전화를 걸었다.
"○○ 편의점인가요? 조금 전에 배달로 물건을 받았는데, 일부가 누락돼서 연락드렸어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한동안 침묵했다.
"…아, 네."
"고객센터에서도 연락을 드려서 연락이 가실 거예요. 확인해 보시고 누락된 물건 다시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자 편의점주는 당황한 듯 말을 얼버무리며 말했다.
"음… 일단, 연락처 하나 주세요."
전화를 끊고 조금 지나자 문자가 도착했다.
"지금 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배달된 물건을 확인해 보니, 누락된 물건과 함께 작은 쪽지와 막대사탕이 들어 있었다.
편의점주가 많이 당황하셨나 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점주의 대응이 미숙해서가 아니다.
편의점 배달, 문제 발생 시 고객은 답답하다.
배달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 발생 시 해결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이중에 이미, 시스템이 갖추어 있는 건 없겠지...)
① 배달이 두 시간 이상 지연되면 자동 취소 옵션 제공
배달이 일정 시간 이상 지연되면 자동 지연 취소가 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② 점포와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고객센터 기능 강화
고객센터에서도 점포와 빠르게 연락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③ 편의점 배달 고객센터 연락처를 눈에 띄게 개선
현재 앱에서는 고객센터 연락처를 찾기가 어렵다. 앱 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UI를 개선해야 한다.
④ 점포에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 제공
점포 직원이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배달 사고 발생 시 매뉴얼을 제공해야 한다.
⑤ 취소 및 환불 절차 간소화
배달이 늦어지거나 누락이 발생했을 때, 고객이 직접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앱에서 쉽게 취소 및 환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⑥ 배달 전 점포 측에서 최종 확인 절차 추가
점포에서 배달 출발 전, 주문 내역을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추가하면 누락을 줄일 수 있다.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되려면,
배달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고객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시대다.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고객 불만은 계속될 것이다.
편의점 배달이 정말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