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는 진짜 목적과 효과, 꾸준한 루틴화 팁
먹고 싶은 거 그냥 제한 없이 다 먹고 운동을 미친 듯이 하면 살이 빠질까요?
아니면 운동을 하나도 안 하더라도 그냥 적게 먹는 게 더 살이 빠질까요?
과연 두 가지 중 어떤 방법이 감량 더 잘될까요?
오늘은 『소식의 과학』책에서 '운동인가? 소식인가?' 파트를 참고해
체중 감량과 더불어 저속 노화와 장수에 소식이 더 도움이 되는지, 운동이 더 도움이 되는지
두 가지를 비교해서 알려드릴게요.
대부분이 운동으로 감량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수없이 많은 시도를 했죠.
투명 줄넘기를 천 개씩, 하루에 2~3시간씩 걷기도 했습니다.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있다고 하는 이유는 대부분 두 가지입니다.
첫째,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둘째, 근육량이 늘어 기초 대사량이 늘기 때문에
그래서 많이 먹어도 기본적으로 쓰는 에너지양이 많아져 살 안 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먼저 운동을 하면 소모되는 칼로리에 관해서 얘기해 볼게요.
보통 헬스장에 가서 머신을 타게 되면 거기에 우리가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 칼로리가 나오잖아요.
정말 그만큼의 칼로리를 정직하게 우리 몸이 소모하고 있을까요?
정답은 '아니다' 입니다.
아프리카 수렵 채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충격적이게도 수렵 채집인과 도시인의 하루 소비 열량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 수렵 채집인은 하루에 14km 걷는다고 하는데요.
체중이 같다면 아프리카 초원에서 매일 걷든, 도심의 빌딩 숲에서 매일 앉아 있든
소모되는 열량은 대동소이하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운동으로 칼로리가 소비되지 않는 걸까요?
운동으로 열량이 소비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이 운동으로 소비되는 열량은 하루 전체 소비 열량에 전부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 내가 100kcal 운동했다고 하면 72kcal 정도가 증가했다는 것이죠.
그래도 뭐 소비하는 열량이 증가했으니 괜찮지 않냐고요?
불행히도 운동으로 소비 열량을 늘리더라도 다른 데서 열량을 절약해서 보충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해요.
심지어 체지방이 높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하다고 하는데요.
안 하던 운동을 해서 500kcal를 더 소화한다면 나머지 2,500kcal를 가지고 어떻게든 생활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저희가 매달 이미 쓸 수 있는 월급은 정해져 있잖아요.
만약에 여행을 다녀와서 100만 원 정도를 써버렸다면, 남은 월급의 나머지 금액 안에서 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생필품을 제외하고는 아예 소비를 안 하면서 살게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인체에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운동으로 에너지 예산이 줄어들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필수적인 활동을 빼고는
우선순위가 낮은 일에는 소비가 줄어드는 거예요.
다리를 떨지 않는다거나, 앉아서 쉬는 시간이 늘어나거나 하는 식이죠.
게다가 우선순위가 낮은 신체 내부 활동까지 줄인다고 합니다.
운동을 해서 근육량이 늘어나면, 기초 대사량이 쭉쭉 올라가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 될까요?
정답은 '그럴지도, 아닐지도' 입니다.
실제로 근육량이 늘어, 기초 대사량이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기초대사량은 근육량보다 체중과 훨씬 더 연관이 깊다고 합니다.
체중은 기초 대사량 변동에 약 65~75% 설명하는 반면,
근육량을 포함한 신체 구성은 5~15% 정도만을 설명한다고 해요.
결국 체중이 같다면,
아프리카 수렵 채집인과 앉아서만 생활하는 현대인이 소모하는 기초대사량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심지어 에너지 항상성 이론에 따르면 운동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되더라도 기초대사량은 거기 비례해서 증가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기초 대사량 증가가 둔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운동을 더 많이 한다고 해서 기초 대사량이 느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거죠.
게다가 심지어 나이가 들면 기초 대사량이 줄어들고,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된다고 알고 있잖아요.
근데 이 나잇살이라는 건 없다는 게 연구 결과로 이미 밝혀졌다고 해요.
20대의 대사율이 60대가 되도록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죠.
심지어 남성과 여성에 따른 대사율의 차이도 없었고,
중년 여성의 대사율이 완경기 이후에도 전혀 낮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체격이 큰 남성이 소모하는 에너지가 많은 이유는 그냥 체격이 더 크고 체중이 더 많이 나가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여성이랑 남성의 체격이 동일하고 체중이 동일하다면 에너지 소모도 거의 비슷하다는 거죠.
그렇다면 요즘 핫한 혈당을 통해서 다이어트를 보자면,
운동이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키토제닉이나 소식과 같은 원리로 살을 덜 찌게 한다라는 관점은 진짜일까요?
인슐린 민감도는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비만뿐만 아니라 저속 노화나 장수와도 관련이 깊죠.
그런데 인슐린 민감도 측면에서 운동과 소식을 비교해 보면 역시 적게 먹는 것이 우리의 수명 연장 측면에서도 훨씬 연관성이 깊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섭취 열량을 제한한 경우에만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낮아졌고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IGF-1 수치도 떨어졌다고 해요.
물론 운동도 인슐린과 IGF-1 수치, 인슐린 민감도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소식이 훨씬 더 크게 호르몬이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결국은 저희 모두가 정답을 알다시피 체중은 운동보다는 먹는 것과 훨씬 관련이 깊다는 거죠.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왜 운동을 해야하는 걸까요?
살 빼는데도 엄청나게 비효율적인데 말이죠.
먹어서 칼로리를 줄인다는게 정말 말도 안 되게 힘들잖아요.
다행히도 열량 섭취를 조금 덜 줄이더라도 운동을 병행하면 열량 섭취율을 20% 줄이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조금 덜 먹고 운동을 더하면 소식을 하는 이점을 거의 동일하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화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노쇠가 더 큰 문제이기도 하죠.
노쇠는 신체 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정상적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살아 있지만 뭐 할 수 있는게 없는 거죠.
소식이 노화를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영양 부족, 근육 손실, 골 손실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습관으로 만들어 둘 필요가 있는 겁니다.
심지어 비만이나 과체 중인 사람도 체중 감량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운동만 어느 정도 꾸준히 한다면
조기 사망률이 줄고 정상 체중인 분들이랑 비슷한 수명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식이 조절로 다이어트를 하면 99.5% 가 실패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이때 실패하고 다시 요요가 오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참다 참다 터져 버린 폭식입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 폭식을 할 확률이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연구에 따르면 폭식의 트리거 요인 중,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운동하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된다고 하기도 하고요.
아까 운동을 하면 소비된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우선순위에 따라 신체 내부 활동도 줄인다고 했잖아요.
예를 들면 염증도 신체 내부의 면역 반응이기 때문에 염증 작용이 줄어들 수 있는 데다가
스트레스 반응에도 덜 민감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과식하고 운동은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에 반응할 에너지가 막 넘쳐나지만
운동을 하면 그런 일에 낭비할 에너지가 없는 거죠.
내가 '스트레스에 예민하고 감정적이다' 라거나 '스트레스받으면 무조건 먹는다' 하는 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체중 감량이 아니라 스트레스 자체를 없애서 폭식도 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해 운동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얼마나 운동해야 최적의 운동량일까요?
일주일 3회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그룹과 일주일에 5회 중강도 운동 그룹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 5일 중강도 그룹이 주 3회 고강도 그룹보다
체지방도 많이 줄고, 혈압도 향상되고, 지방 대사 능력까지 좋아졌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꼭 중강도 운동, 고강도 운동을 하나만 고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운동이라는 건 우리가 오랫동안 지속적인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헬스장, 필라테스, 수영 등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결국 돈 날렸어요.
하지만 남편을 만나게 되면서, 남편이 좋아하는 크로스핏에 끌려다니며 따라다닌 게 벌써 1년 넘었더라고요.
이젠 운동 자체가 습관이 돼 버려서 소식 습관처럼 안 하면 찜찜한 단계가 결국 오게 되었습니다.
또한 운동을 하기 싫다면 스마트 워치를 사용해 보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스마트 워치를 찬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려 40분 이상 매일 더 걸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나의 활동량을 객관적 수치로 보는 것만으로도 활동량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