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대문과 빨간 신발,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온도
파란 대문 앞 빠알간 맨드라미
엄마 무릎 위 다섯 살 꼬마 아이
우리 아기, 이제 유치원 가야지
싫어. 안 가. 거긴 고아원이잖아
아니야, 아침에 갔다 점심 먹고 온단다
꽃밭에는
맨드라미 꽃들이 모여 살고요.
우리들은
머뭇대며 유치원에 모여 살아요.
황토색 엄마 닭도 그리고
노란색 아가 병아리도 그리고
지푸라기 위 하얀 알도 그렸지만
이제 집에 가야지.
아침에 신고 온 보이지 않는 빨간 신발 한 짝
한 발은 까치발
한 발은 어기적
울먹이며 집으로 간다.
해피가 물어다 놓은 신발 한 짝
그 옆에 나머지 신발 한 짝을 가만히 벗어둔다.
까치발로 어기적거리면서도
아이가 돌아올 곳은 결국 집이었나 보다.
[작가의 말]
새벽에 눈을 떠 어릴 적 기억으로 써 본 글입니다. 그날의 따뜻했던 햇살과 파란 대문 앞 맨드라미, 해피가 물고 갔던 신발 한 짝이 여전히 선명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유년의 기억이 있으신가요.
다음 편 '엄마의 가마솥과 빨간다라이'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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