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맘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법
제법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3월입니다.
오늘은 저의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 제로 웨이스트는 제가 미니멀 라이프를 조금씩 실천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을 두고 살아간다는 의미라면,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는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최소화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와 결이 묘하게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여러 가지 이점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도 관심이 가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할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는 핑계로 아직도 많은 일회용품(기저귀, 물티슈 등)을 쓰고 있고, 집안 곳곳에 플라스틱 제품들이 넘쳐나는데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거 아닌가."
"1분 1초를 다투는 워킹 맘인 나에게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실천이 번거롭고 비효율적이진 않을까?"
하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며,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어요.
"내 아이가 커서도 지금의 아름다운 자연을 누릴 수 있을까?"
요즘 생겨나는 감염병과 자연재해들을 생각해보면, 미래에는 지금의 평범한 일상이 평범하지 않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래서 너무 부담 갖지 않고 하나씩 그리고 천천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저만의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잠깐 반짝하며 끝날 생활 방식이 아니기에 조금씩 부담되지 않을 선에서 제 삶에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적용하고자 했습니다.
아직 완벽하지 않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긴 하지만, 제 나름대로의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과 실천 방법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해보고자 해요. 그리고 제가 작은 실천들을 용기 내어 공유했을 때,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름의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낼 수 있길 바랍니다. :)
그럼 지금부터 저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기를 소개해 볼게요.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우선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는 욕실부터 살펴봅니다.
대나무 칫솔
매일 사용하는 칫솔. 위생상 칫솔은 2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주라고 들었는데, 매번 일반 쓰레기에 칫솔을 버릴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알게 된 친환경 온라인 스토어에서 생분해가 가능한 대나무 칫솔을 구매했습니다.
자연 코팅막 처리가 되어있어 습기에도 강하고, 무엇보다도 칫솔 모가 PBT 2중 미세모로 되어있어 시원하게 양치질이 되는 느낌입니다. 저는 입 안 구석구석 닦기 좋은 작은 칫솔 모를 선호하는데 크기도 딱 좋은 것 같아요. 가격도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대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용 제품 : 기린 잡화점, 대나무 칫솔
생분해 치실
그리고 옥수수와 대나무를 원료로 만든 치실도 함께 구매했는데, 기존 플라스틱 치실과 달리 생분해가 가능하고, 리필용 카트리지도 별도 판매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해요.
*사용 제품 : 기린 잡화점, 생분해 치실
플라스틱 프리 샴푸 바 + 친환경 비누망
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긴 머리를 유지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샴푸와 린스는 없어서는 안 될 생필품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만큼 사용 빈도수나 새 제품을 구매하는 일도 잦았어요. 자주 사용하는 제품부터 플라스틱 프리를 실천해 보고자 샴푸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머리에 물을 충분히 적신 후 비누를 조금만 문질러도 미세하고 풍성한 거품이 생겨요.
머리는 건성이지만 두피는 지성 두피라 시간이 지나면 머리가 기름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풍부한 영양과는 별개로 하루 종일 두피 상태가 상쾌해서 사용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방부제, 계면활성제, 실리콘, 파라벤, 인공색소, 인공 경화제 무첨가라 잔여 화학성분이 안 남아서 안심하고 사용 가능합니다.
샴푸 바는 물기가 빠지지 않으면 쉽게 무를 수 있기 때문에 비누망에 넣어서 보관하는 게 좋아요.
*사용 제품 : 톤28 S19 바오밥나무오일 샴푸바, 기린 잡화점 친환경 비누망
두피에 안전한 트리트먼트 바
트리트먼트나 린스 시 두피에서 1cm 떨어져 감으라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대부분 액체 트리트먼트에 포함된 4급 암모늄 계면 활성화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두피 모공은 다른 부위보다 2배 이상 큽니다. 그만큼 호르몬 교란 성분 등 유해 성분의 흡수가 쉽기 때문에 성분을 꼼꼼히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놀랍게도 이 고체바 하나에 100ml 액체 트리트먼트 기준 5~7병에 해당하는 성분이 농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용 방법은, 헤어 샴푸 이후에 머리에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해 주고, 제품을 손바닥에 문지르지 않고 헤어에 바르듯이 바로 사용해 줍니다. 그리고 1~3분 정도 그대로 헤어에 영향이 흡수되도록 기다린 후, 미온수로 헹궈주시면 돼요.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이라 트리트먼트를 하면 빨리 헹궈버리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트리트먼트 한 후에 바디와 얼굴을 세안하는 순서로 샤워를 해요.
그리고 트리트먼트 바는 비누망보다는 비누 거치대에 보관을 추천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언젠간 꼭 완전한 Zero Waste 욕실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현재까지는 Less Waste 욕실에 만족하는 걸로.. ^^;
*사용 제품 : 톤28 트리트먼트 바, 다이소 키친 스펀지
제로 웨이스트 설거지 비누
"세정력이 좋을까?"
"비누가 너무 빨리 물러져서 관리하기 어렵지 않을까?"
저는 친환경도 좋지만 삶이 너무 불편해지고, 관리가 어려운 제품들은 사용하는 게 조금 망설여지곤 했는데, 설거지 비누를 제대로 사용해 보고 저의 고정관념은 완전히 사라졌어요.
우선 세정력 부분은 비누를 조금만 문질러도 쫀쫀하고 풍성한 미세 거품이 생겨서 그릇의 기름기를 말끔하게 세척 가능했습니다. 일반 액체 주방 세제보다 세정력이 좋다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이 제품은 수 백가지 안전 인증을 거쳐 만들어진 주방 세제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쓸 수 있어서 충분히 만족스럽게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석 비누 홀더와 함께 쓰면 설거지 바의 단점을 보안해 줄 수 있어요. 사실 가장 물 때가 쉽게 생기고, 물기 관리도 쉽지 않은 게 주방이잖아요. 그래서 고체 비누 타입은 주방에서 사용하기에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설거지 바와 자석 비누 홀더를 함께 사용한다면, 비누가 무르지 않고 마지막 조각까지 오래 사용 가능하고, 물때 없이 깨끗하게 보관 가능해 오히려 액체 세제보다도 관리가 쉽습니다.
*사용한 제품 : 톤28 설거지 비누 S29, 톤28 자석 비누 홀더
가능한 리필 가능 제품 사용하기.
그리고 생필품을 구매할 땐, 꼭 리필이 가능한 제품을 구매합니다. 플라스틱 프리 제품이 있다면 당연히 그쪽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지만 마땅한 대체품을 찾지 못했다면, 매번 플라스틱 용기에 든 제품을 재 구매하기보다는 리필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격도 경제적이고, 플라스틱 사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리필 비닐은 플라스틱 부분을 가위로 오려내어 잘 세척해서 분리수거합니다.
친환경 소창 행주 사용하기.
아이 키우면서 일회용품을 아예 사용 안 하는 것은 힘들지만, 차선책을 선택하거나 조금씩 줄여나갈 수는 있습니다. 물티슈를 습관처럼 사용하는 것 대신 청소할 때나 물건을 닦을 때 소창 행주를 사용합니다. 한 번씩 삶아줘야 한다는 불편함은 있지만, 환경을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집안일 마치고 얼룩덜룩한 행주가 깨끗하게 삶아진 모습을 보면 기분까지 상쾌해져요. 조금만 더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질 수 있어요 :)
*사용 제품 : 지구살림e 먼지 없는 소창 행주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자제하기.
저는 생활 속에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고민하는데요. 특히나 집에서 위생봉투를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아이가 사용했던 손수건이나 젖은 옷을 위생봉투에 담아주시곤 했는데, "젖은 옷과 손수건은 여기에 넣어주세요"라는 메모 한 장과 천 파우치를 넣어 주었더니 이제 아이의 등원 가방에 일회용 봉투는 보이지 않게 되었어요.
별거 아니 지만 아주 작은 노력으로 불필요한 비닐 사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평소에 가방에 작은 장바구니(에코백)를 넣고 다닙니다. 회사 오 갈 때 필요한 식자재를 구입하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에요.
메쉬 소재여서 가볍고, 내구성이 좋아서 물건도 많이 들어갑니다. 귀여운 디자인이 특히 마음에 들어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나를 기분 좋게 하고 만족을 주는 물건일수록 더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자주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비닐봉지들은 이렇게 한 곳에 모아서 꼭 재사용합니다. 이케아 주방 가구를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다른 브랜드 가구와도 호환이 가능한 수납용품만 따로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봉투 넣고 빼고 하기 정말 편리해요.
더 이상 텀블러 수집하지 않기.
불필요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텀블러를 애용하는데, 사실상 텀블러를 가공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종이컵보다 24배나 높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해요. 텀블러의 불편한 진실을 알고 난 후부터는 더 이상 텀블러를 수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오랫동안 자주 사용하려고 노력해요. 텀블러는 소유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일회용품 대신) 자주 사용해야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
저희 집에 꼭 필요한 텀블러 3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주변 지인에게 나눔 했습니다. 플라스틱 텀블러는 운동하러 갈 때 사용하고, 보온 기능을 하는 텀블러 2개는 저와 남편 한 개씩 따뜻한 차나 커피를 추출해서 이동 중에 애용합니다.
불필요한 영수증이나 일회용품은 거절하기.
가능하다면 모바일로 영수증을 사용하고, 가끔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품은 받지 않습니다.
일회용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불편함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불편함을 얼마큼 감수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나를 잘 알아야 환경보호도 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렇게 저의 일상을 조금씩 변화시켜 가며 작은 실천을 계속하다 보니, 내가 선택한 삶이 세상에 이로운 영향력이 끼친다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지고,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더 나은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제로 웨이스트 하면 유명한 환경 운동가처럼 1년 동안 조그만 병 하나에 채울 수 있는 쓰레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포기해 버리기 쉽잖아요. 꼭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환경 운동가와 같은 삶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도 현재 이전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고, 아직도 아이의 플라스틱 기저귀와 물티슈 편리함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하여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가치관이라는 레스 웨이스트(Less Waste)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제로 웨이스트 자체에 부담이 느껴진다면 레스 웨이스트도 좋습니다.
제 글을 읽고, 제로 웨이스트 시작이 망설여지는 분들이 있다면 한번 용기내어 실천해 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아주 평범하고 어렵지 않은 라이프니까요.
다음 글에서도 저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 기록 2편 가지고 돌아올게요. :)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I_x45GqbC9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