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작은 언덕 들꽃이 햇살을 감사해 하듯 늘 기쁨이 가득하길

by 십일월

삶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만남의 순간이 초라해도 이별의 순간에 찬란한 인연도 있고

멋지게 시작해서 슬프게 헤어지는 인연도 있다.


거짓으로 시작해서 참으로 맺어지는 인연도 있지만

진실하게 시작해서 진흙탕으로 끝나는 악연도 있다.


내 머리카락 숫자만큼이나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데 그 중에는 사랑했던 이들도 있고 미워했던 이들도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랑할 사람보다 미워질 사람이 많아진다고 생각하면 슬프지만 반대로 미워할 사람보다 사랑할 사람이 많아서 웃음지을 수 있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길 때 인생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사랑의 대상이 될 것이라 희망해 본다.


어느 날 자정이 넘은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룰 때에 진하게 내린 커피를 탓하기 보다 내 사랑에 대한 생각과 함께 시를 읽는다.


황금 반지 대신이 갈대 반지를 선물해도

그것이 우주 제일의 보석처럼 느껴지는

사랑에 동경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다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였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할 계절 화사이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 떼 쉬어 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로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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