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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

- 자작시 6

by 십일월

화려한 꽃 잎 하나씩 따다가

봉오리 주변에 하나씩 붙인다


꽃 잎 바스러질까 조심스러운 손길

집중에 미간은 크게 찌푸려진다


숨소리조차 멎고 소리 없는 공간을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메워지고

이마에 살짝 맺힌 땀이 몽글해질 듯

조금씩 등줄기는 축축해지지만


꽤 오래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갑자기 코로 들어오는 알코올 향에

지금의 시간은 다른 공간으로 빠진다


이상하다며 손가락질을 받은 이는

그저 나비를 박제하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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