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팝콘처럼 휘날린다.

by May

올해 봄처럼 천천히 봄을 즐긴것이 처음인것 같다. 물론 2년 전 퇴사하고 성미산을 걷고 산책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떠나야한다는 마음에 슬픔이 가득차 있었는데, 이제는 다른 봄을 만끽하고 있다.

꽃봉오리가 맺혀 있는것이 만개한 꽃보다 더 이뻐보였다. 그 안에서 움트는 생명력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른 세상이 보이는 것 같다. 이전에는 안보였던 것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새롭게 보이기도 하고 다시 보이기도 한다. 우리 이로와 단짝 친구 영우랑 이로는 어제 그림을 그렸다. 햇볕이 쨍쨍할때 보는 벚꽃나무, 밤에 보는 벚꽃나무, 비가 오는 날 보는 벚꽃나무 등 날씨에 따라 벚꽃나무의 색깔이 달라보였다.

비가 온날 벚꽃나무는 나무의 색이 더 진해지면서 연분홍의 벚꽃은 더 하얀색으로 보였다. 검무스름한 벚꽃나무와 흰 벚꽃은 더 대비되었다. 마치 수묵화처럼 보였다. 팝콘을 먹던 영우는 팝콘을 보고 벚꽃같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라고 말하면서 이로와 영우 그리고 나는 함께 웃었다.


봄, 2월부터 4월을 지나고 있는 요즘 나에게 이렇게 긴 봄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너무 긴시간이었다.

1월에 일이 종료되었다. 계약직은 내 인생에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나는 늘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정도로 일을 했었고 내가 그만두고 싶어서 그만두었지. 계약 종료라는 이름으로 그만둔 것은 참으로 이상한 경험이었다. 한참 더 일을 하고싶었던 마음이 싹둑 잘린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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