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 없이 신선상품을 배송하는 쿠팡, 가구구조와 유통환경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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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022년 3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를 만들어 냅니다. 쿠팡 측은 "자동화 기술,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및 프로세스 혁신에 대한 투자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쿠팡 로켓프레시의 경우 머신러닝을 활용해서 지역별 고객 수요 변화를 고도화해서 2022년 3분기에만 재고손실을 전년대비 50%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쿠팡이 설명한 '통합 물류 네트워크'중에서 콜드체인(저온 유통) 없이도 일반 트럭으로 신선상품을 배송할 수 있었다는 지점에서 기존 경쟁자의 진입장벽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채와 같은 신선상품을 배송하기 위해서는 저온 장치(냉장 트럭 등)와 시설(저온 물류창고 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쿠팡은 미리 수요를 예측해서 물류창고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머신러닝을 활용해 '오늘 성남시 분당구에서 토마토 주문이 10톤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미리 물류창고에 갖다 놓는 것입니다. 신신상품의 경우 폐기율의 수익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콜드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쿠팡은 미리 수요를 예측해서 물류창고에 머무리는 시간과 폐기율을 최소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쿠팡의 약진으로 본진을 빼앗긴 곳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대형마트입니다. 특히 콜드체인을 중심으로 신성상품 유통에 집중해 온 이마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콜드체인 체계를 갖추지 않고 신성상품 유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습니다. 쿠팡은 콜드체인 없이 신선식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되면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는 그동안 만들어놓은 진입장벽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은 실적으로 드러납니다. 쿠팡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률보다 더 높은 성장을 했습니다. 즉, 누군가의 시장을 빼앗아왔다는 것인데요. 네이버 쇼핑의 경우 쿠팡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네이버는 쿠팡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가 시장을 빼앗겼을까요?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대형마트입니다.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해 영업시간과 출점지역에 제한을 받고 있고, 그동안 만들어놓은 오프라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도 못합니다.
유통 3강을 네이버, 쿠팡, 이마트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3년을 보내면서 이마트가 조금씩 밀리고 있습니다. SSG랜더스(야구단), 스타벅스, 노브랜드 버거와 피자 등에서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정작 본업인 유통업(이마트, 옥션, 지마켓, 쓱닷컴)에서는 밀리고 있는 것입니다.
대형마트를 위협하는 또 다른 곳은 편의점입니다. 대형마트는 4인가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면, 편의점은 1인가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통업태중에 가장 핫한 곳을 고른다면 바로 편의점입니다. 유통의 본질적인 역량 중에 하나가 ‘상품 제안력’인데요. 상품 제안을 가장 잘하는 곳이 편의점입니다. GS25의 경우 2030 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팀인 '갓생기획’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핫 한 상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CU, GS25, 세분일레븐 3사의 편의점 매출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의 대형마트 매출을 넘어섰습니다.
쿠팡 로켓배송 수수료는 얼마나 될까요? 업종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평균 40%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1만 원짜리 상품을 팔면 쿠팡이 4천 원을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상품을 매입해 주기 때문에 재고비용이 상쇄되고, 배송과 반품 등도 모두 처리해 주기 때문에 물류비용도 절감됩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표면상으로는 최저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쇼핑광고 등을 집행하지 않으면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쿠팡의 수수료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많은 없습니다.
문제는 수수료 정책이 판매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로켓배송으로 판매되는 상품의 정산기간은 60일 정도입니다. 로켓배송 상품은 쿠팡 창고에 입고된 후 50일 이후 정산이지만, 창고에 입고하는 기간을 포함한다면 60일 정도 돈이 묵이게 됩니다. 쿠팡의 2022년도 매출액이 26조 원임을 감안한다면, 쿠팡이 60일 이내에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돈은 공급가 기준으로 3조 원이 넘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쿠팡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면 40% 이상의 판매 수수료, 지급기한 60일, 여기에 성장장려금과 광고비 등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22년도에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비비고만두, 김치, 햇반 등의 납품단가를 협상하던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제시한 마진율이 과도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쿠팡은 CJ제일제당이 발주 물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가격 인상 등을 요구했다면서 상품 발주를 중단했습니다. 결국 CJ제일제당은 쿠팡에서 상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쿠팡의 경쟁사인 네이버, 컬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조와 유통의 본격적인 충돌을 의미합니다. 즉석밥을 CJ제일제당만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의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쿠팡은 어떠한 상품이 잘 팔린다 싶으면 CPLB라는 자회사를 통해 PB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14개의 PB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식품 브랜드인 곰곰은 상품 다수가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쿠팡이 유통을 넘어 제조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중이고, CJ제일제당과 발생한 갈등에서 PB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규제 등으로 완벽한 독점시장이 아니라면 경쟁에서 자유로운 기업은 없습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생태계입니다. 강력한 제조기술, 브랜드력,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는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ustomer) 방식으로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통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수많은 판매자들도 쿠팡을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은 쿠팡이 자신들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함께 했던 것이고, 이제는 쿠팡과 win-win이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새로운 판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제조하는 능력이 중요할까요?, 유통하는 능력이 중요할까요?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제조업체가 유통까지 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조는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품질관리와 생산관리가 중요한 영역이고, 유통은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접점을 다양하게 갖추어 놓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제조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유통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조직이 제조와 유통을 동시에 잘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높은 기술력과 경쟁자를 압도하는 생산능력이 없다면 유통의 힘이 쎌 것입니다. 유통업체는 PB상품을 강화하면서 제조기업을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유통회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제조기업은 직접 유통을 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자본을 필요로 하지만, 온라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통의 미래!, 네이버와 쿠팡에 종속될 것인가?'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와 같은 기본적인 것을 갖추지 않고 온라인에서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운영했던 경험으로 온라인을 접근하거나, 제조 마인드로 온라인을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전혀 새로운 형태로, 그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온라인 유통이 실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과 유통업이라는 관점으로 마인드를 전환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제조업 관점에서 접근해 별도 조직 없이 오프라인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면 시장 대응 속도와 유연성이 떨어져 경쟁사에 뒤처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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