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는 사용자, Customer는 구매자. 누가 돈을 지불하는가?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 정보 등을 목표한 고객에게 판매합니다. 이때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B2C(Business to Customer)라 하고, 기업에게 판매하는 것을 B2B(Business to Business), 조달청 등을 통해 정부나 공공기관에 판매하는 것을 B2G(business to Government)라고 합니다.
비즈니스 형태를 먼저 이야기한 것은 누구에게 판매하느냐에 따라 고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B2C는 사용하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이 일치하기 때문에 고객을 정의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B2B와 B2G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이 다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 기업은 B2C와 B2B를 모두 합니다"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를 B2C와 B2B에 함께 판매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격체계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회사 비즈웹코리아가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OEM)으로 수분크림을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자사몰(D2C)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판매량도 늘어나고 입소문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면 수분크림을 팔아보고 싶다는 유통업체를 만나게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몰에서도 판매하고,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서도 판매한다면 전체적인 판매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유통업체와 함께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B2C와 B2B를 동시에 진행하면 가격체계에 혼동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자사몰에서 10,000원에 판매하는 상품을 중간 유통이나 또 다른 소매상이 판매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진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판매가의 70% 수준인 7,000원 정도에 공급해 주고, 최종 소비자 가격 10,000원 보다 더 싼 가격에 판매하지 말 것을 계약이라는 형태로 약속을 합니다. 물론 이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입니다. 소비자가 더 싸게 구매할 수 없도록 담합한 것이니까요. 어찌 되었든 공급을 해준다고 보겠습니다.
제조로부터 상품을 7,000원에 공급받아온 유통업체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된다면 소비자는 제조사를 신뢰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가격을 내려서 판매하면 계약을 위반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유통업체는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면서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쿠폰이나 적립 등의 방법을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판매가격은 10,000원인데 첫 구매 고객에게 1,000원 할인권을 준다거나, 구매금액의 5%를 적립하는 형태로 할인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되면 제조업체가 딜레마에 빠지가 됩니다. 동일한 상품이 다른 채널에서 더 싼 가격에 판매된다면 소비자는 당연히 제조업체에서 구매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런데 계약은 벌써 체결되었고, 유통업체를 통해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에 결정했던 가격은 점차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인 B2B의 핵심은 1) 높은 기술력, 2) 낮은 원가, 3) 업계 표준, 4) 유사 실적입니다. 우리의 기술력으로 상대기업의 제품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거나, 낮은 원가로 상대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 설비를 교체하거나 추가적인 투입 없이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업계 표준이 중요합니다. 정부시장(B2G) 일 경우에는 유사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반면에 B2C에서는 높은 기술력, 낮은 원가, 업계 표준, 유사 실적 등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구입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면 되는 것이고 기술적 우수성보다는 감성적 이익이 더 크게 좌우됩니다. 이런 이유로 B2C 기업들은 광고와, 브랜드 관리, 감성적 요인 활용, 다양한 판촉활동 등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B2C와 B2B는 비즈니스 방식이 다릅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형태에 따라 목표로 하는 고객들도 달라지고,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모든 요인들이 바뀌게 됩니다.
비즈니스모델 관점에서 '단순화'를 통해서 B2C와 B2B가 모두 가능하도록 할 수는 있습니다. 코스트코(Costco)가 대표적입니다. 코스트코는 제조기업에게 낮은 가격만으로 상품을 납품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묶음‘으로 조달과 판매를 하는 구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B2C로 판매되는 상품의 크기, 무게, 중량 등을 달리하고 묶음 판매를 하게 되면 가격충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제조기업 입장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납품하기 때문에 생산과 재고관리 등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묶음 판매 방식이기 때문에 단품으로 구매한 제품과 가격비교도 어렵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지역의 소규모 사업자, 가족수가 많은 가구, 그 밖에 연간 회비를 납부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 누구나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연회비를 통한 추가수익, 단일 카드회사와 거래를 통한 추가 수수료 등이 코스트코의 수익모델이지만, B2C로 판매되던 제품들이 가격충돌 없이 B2B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고객'이라는 단어에는 사용자인 User와 구매자인 Customer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User와 Customer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돈을 내지 않는 사용자(User)입니다. 인스타그램에게 돈을 내는 사람들은 광고주(Customer)인데요. 그럼 인스타그램은 누구를 고객으로 정의해야 할까요?
B2C 시장에서도 사용자와 구매자가 일치하는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갓난아이가 사용하는 기저귀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누구를 설득해야 할까요? 어린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을 팔기 위해서는 누구를 설득해야 할까요? 노인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은 누구에게 판매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우리 집 막내인 강아지를 위한 간식은 누구에게 판매해야 할까요? 몇 개의 예시를 들었지만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도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른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사용자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구매자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를 움직이지 못한다면 최종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아닌 구매자를 공략하는 경우는 비즈니스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입이다.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카피문구로 지구상의 물질 중에서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를 남성들에게 구매하도록 했습니다.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을 여성들에게 선물하도록 한 것입니다.
넥타이도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른 경우에 해당합니다. 넥타이의 주 사용자는 화이트칼라의 남자 직장인이지만, 실제 구매자는 주부나 여자친구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상품 자체는 실제 사용자들에게 맞추더라도,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을 달리하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정관장에서 판매하는 '화애락'은 높은 면역력 피로개선 효과로 항산화가 필요한 액티브 시니어 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출시 초기 갱년기 여성을 메인 타깃으로 삼았고, 전체적인 메시지 톤은 '내 몸을 챙기세요' 컨셉이었습니다. 그러나 화애락은 출시 초기에 큰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구매자 입장에서 갱년기를 인정하는 것도 기분 나쁜 일이지만, 나를 위해 십만 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 화애락은 구매대상을 바꿉니다. 제품의 기능적 특징이나 사용자 그대로 놓고 구매하는 사람만 바꾼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광고 캠페인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세요'로 변경합니다. 나의 건강을 위해 십만 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엄마를 위해서, 아내를 위해, 친구를 위해서는 십만 원이 넘는 돈을 쓰게 되는 것입니다.
B2B와 B2G는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릅니다. 심지어 중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현장에서 사용되는 공구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현장 사용자도 만족시켜야 하고, 구매팀도 만족시켜야 하고, 의사결정자도 만족시켜야 합니다. 현장 사용자는 가격보다는 일의 편리함이 중요할 것이고, 구매팀은 제한된 예산에서 효율성이 높은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최종 의사결정자는 가격이나, 효율성보다는 이것을 통해 어떤 성과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공구를 유지보수하는 담당자가 관리의 불편함을 이야기한다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구글의 서비스모델은 검색이지만 수익모델은 광고입니다. 카카오톡의 서비스모델은 메신져지만 수익모델은 이모티콘 판매, 기프트콘 판매, 게임 중개입니다. 그럼 구글을 검색회사라고 해야 할까요? 광고회사라고 해야 할까요? 카카오를 메신져 회사라고 해야 할까요? 중개 회사라고 해야 할까요? 이러한 혼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업의 서비스모델과 수익모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객을 모아 놓고 광고를 통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는 대부분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릅니다.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판매하는 것에 차이가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 키워드를 판매하고, 구글은 네트워크 사이트의 공간과 방문자 흔적을 판매하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판매합니다. 광고회사, 플랫폼 회사라고 간단히 정의하지만 판매하고 있는 것을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 검증을 위해서 고객을 구체화하는 것이 페르소나(Persona)입니다. 목표고객을 추상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설득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 페르소나가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의 페르소나를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직장인 주부로 설정했습니다. 마켓컬리가 의도한 것은 강남에 거주하는 직장이 여성이 잠자리에 들기전 내일 아침의 식탁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페르소나는 심리학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겉으로 드러난 외적 성격을 말합니다. 한 사람은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갖고 살아가는데 겉으로 드러난 페르소나를 통해 타인으로부터 평가받고 대우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격의 가면'이라고도 불립니다.
물론 페르소나는 한계점도 있습니다. 가설을 어떻게 세웠는지에 따라서 오류가 있을 수도 있고, 페르소나로 설정한 사람의 대표성에 대한 오류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한 페르소나를 여러 명 만나서 인터뷰를 해보고 대표성 있는 사람을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페르소나는 평균적으로 20~30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별 리서치를 한 후 4~6가지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단 하나의 페르소나를 결정하려고 하기보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접근해야 합니다.
페르소나 직성 프로세스는 고객의 상황 및 요구사항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관계된 사람들이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사람들이 사용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이때 보다 효과적인 진행을 위해 이름, 성별, 나이, 직업 등 기본적인 정보를 함께 적으면 페르소나를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아래 그림은 오프라인에 있는 사진관을 스마트폰 중심의 앱으로 중개를 해주고자 하는 사업자가 설정한 페르소나입니다. 고객을 '30대 여성'으로 접근하기보다 '35세 김소영 씨, 여성, 맞벌이, 첫 돌을 맞는 딸의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 등을 고민하고 있음' 같이 페르소나를 구체화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페르소나가 구체화되었다면 이것을 검증해봐야 합니다. 페르소나는 아직까지 우리의 가설일 뿐입니다. '서울에 사는 35세 김소영 씨'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만나는 방법도 있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서 찾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적합한 절차를 통해서 연락을 한 후, 인터뷰에 필요한 비용 등을 지급하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줍니다. 고객을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거짓말, 두 번째는 새빨간 거짓말, 세 번째는 설문조사입니다.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기업에서 진행하는 소비자조사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개선하려고 할 때 소비자조사를 실시합니다. 그러나 소비자조사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 번째 함정은 의도된 질문입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런 제품이 나오면 사용하겠습니까?"처럼 질문을 하면 조사대상자는 긍정적으로 답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호의를 받으면 긍정적으로 답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것의 가격은 얼마가 적당하다고 보십니까?"와 같이 질문하면 높은 가격대로 대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이 돈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을 우려해서 높여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조사문항을 설계하는 시점부터 특정 의도가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 함정은 왜곡된 해석입니다. 왜곡된 해석은 '의도한 질문'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조사설계부터 오류가 있고 그 오류가 조사방법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에 왜곡된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다른 경우로 전체 중에 일부분만을 사용해서 정보가 왜곡되기도 하고, 분석하는 사람의 경험과 능력에 따라 왜곡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함정은 과거 환경 속에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질문,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질문, 그리고 소비자의 경제력이나 구입능력 등이 전제되지 않는 질문은 엉뚱한 결과로 나타납니다. 또한, 소비자는 적당히 대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고 싶지 않거나 살 수 없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대답하거나, 맛이 없으면서도 미안한 마음에 맛이 있다고 대답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소비자조사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의 한계를 인식하고 의사결정에 참고해야 합니다. 고객은 항상 옳다는 생각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의견만 따라가다 보면 상상력이 결여되고, 새로운 시장개척과 혁신을 이루어내지 못합니다. 애플의 '아이폰', 테슬라의 '모델 S'처럼 혁신적인 기업과 상품은 모두 다 고객의 부정적인 의견을 극복하고 시장을 개척한 결과입니다. 새로운 시장이나 혁신적인 상품은 소비자조사를 통해서 찾아지지 않습니다. 소비자조사를 통해서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낸 예는 드뭅니다. 만약 소비자조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경쟁회사도 조사를 통해서 관련정보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조사기술을 사용하더라도 감춰져 있는 정보는 쉽게 밖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특히 소비자의 의식구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설문조사와 같은 소비자조사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따라서 정성적 조사인 인터뷰와 관찰을 함께 활용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와 인터뷰 과정에서 핵심과 상관없는 질문을 하거나, 인터뷰어의 시각으로만 질문을 하거나, 정확한 가설 없이 장황하게 질문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무엇인가 의미 있는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창업의 과학>에 인터뷰 진행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래가 아닌 '지금'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라는 질문보다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제품이 나오면 돈을 얼마나 낼 수 있습니까?’라고 묻기보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돈을 얼마나 쓰고 있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좋습니다. 미래는 상상과 예측의 영역으로 대부분 틀리기 마련입니다.
두 번째는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 자주 사용하십니까?"라는 질문보다는 "지난달에 실제로 몇 번이나 사용했습니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상적인 데이터가 아닌 구체적인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질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구매했다'는 결과이지만, 네이버에서 찾아보고 쿠팡에서 구매했다'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디에서 정보를 찾고, 어떠한 대상과 비교를 하는지, 구매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애로사항이 무엇인지와 같이 과정을 확인하면 문제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솔루션이 아닌 문제를 질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인가구로 생활하시면서 식료품 구매의 애로사항은 무엇입니까?"는 문제를 질문한 것이고, "밤 11시 이전에 주문한 상품을 새벽에 배송해 주는 것을 이용하시겠습니까?"는 솔루션을 질문한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에는 귀찮은 일, 비효율적인 것, 만족스럽지 않은 것, 고민되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다섯 번째는 비언어적 표현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터뷰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는지, 고민할 때의 표정이 절실한지, 스마트폰을 들여보는 것과 같이 부정적인 몸짓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체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에 상대가 목표로 한 페르소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밝혀내는 것은 기업의 역할입니다. 사용자가 언어화한 표현을 분석하고, 그 깊은 곳에 있는 불완전한 상태에 대한 심정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페르소나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4~6개 중 1~3개 정도로 고객이 좁혀질 것입니다. 그러면 각각의 페르소나를 대상으로 고객의 문제와 구매여정을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위에서 도출한 페르소나를 바탕으로 구매여정과 단계별 감성적 경험과 터치포인트를 찾아본 것입니다.
목표고객을 설정하는 단계에서 몇 가지 질문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첫 번째는 목표고객의 지불능력이 충분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이 지불능력이 없다면 기업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목표로 한 고객을 만날 수 있는가입니다. 고객을 만나야 그들의 문제점을 알 수 있고 제품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도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고객이 구매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야 하고, 네 번째는 협력업체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목표한 시간 내에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가입니다. 시속 500km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도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처럼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세분시장을 바탕으로 다른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봐야 하고, 여섯 번째는 기업의 가치관과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Customer)들이 모여 고객군(Customer Segment)을 형성하고, 고객군들이 모여 시장(Market)이 만들어집니다. 페르소나 검증 단계에서 매력적인 시장을 찾았더라도 시장의 규모가 작거나, 확장성과 성장성이 없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시장성은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시장에서 경쟁하는 플레이어(player)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제작에 10억 원이 들어갔는데 전체 시장규모가 10억 원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가 해결된 고객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기업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입니다. 동네에 커피숍을 하나 차리기 위해서 상권을 분석하고 유동인구를 분석하는 것과 같이 충분한 시장 규모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성장성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것입니다. 성장성이 중요한 이유는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에 기고된 에릭 커처(Eric Kutcher)에 따르면 성장률이 높은 기업들은 성장률이 중간 정도인 기업에 비해 주주총수익률이 5배 이상 높은 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장률이 높으면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큽니다.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한 시점에 60%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하는 슈퍼 성장기업들은 같은 시점의 성장률이 20% 이하인 기업에 비해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8배 정도 높았다고 합니다. 한 번 반짝하고 사라지는 아이템으로는 투자 금액을 회수할 수 없습니다. 처음 구입한 고객이 두 번, 세 번 구입해야 하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추천까지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수익모델을 비교적 간단합니다. 반면 오늘의 집과 당근마켓처럼 사려는 사람과 판매하려는 사람을 중개해 주는 비즈니스의 수익모델은 복잡합니다. 사용자에게는 돈을 받지 않고 광고로 돈을 벌거나, 커머스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이를 전환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는 콘텐츠(Content)로 유입시킨 뒤 커뮤니티(Community)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꼭 여기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특정 집단이 커뮤니티화될 때 그 이유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후 광고(AD)와 커머스(Commerce)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화 할 때 사용되는 방법이 게임화(gamification)를 도입하는 것인데 무신사의 레벨, 아이디어스의 금손/은손/곰손/아이손, 당근마켓의 매너온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User와 Customer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서비스기획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오늘의 집이 광고로 돈을 번다면 돈을 지불하는 한샘과 같은 가구회사가 Customer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의 집은 한샘이 선호하는 고객집단을 모아 놓아야 협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구에 관심이 없는 10대나, 향후 가구를 구매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60대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면 한샘은 광고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가구구조가 변화하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정도의 집단을 위한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고 이를 구현하면 서비스 기획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커머스(전자상거래)로 돈을 번다면 앞서 이야기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커뮤니티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은 넘치고 넘칩니다. 이곳에서 구매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서비스 안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될 때 이것이 가능합니다. 무신사가 진행했던 것처럼 구매후기와 같은 시그니처 콘텐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매거진 형태의 패션정보 등이 고객을 유입시키고 구매로 까지 연결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1. 기업의 비즈니스 형태는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B2C(Business to Customer), 기업에게 판매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정부나 공공기관에 판매하는 B2G(business to Government) 등이 있습니다. 누구에게 판매하느냐에 따라 고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형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2.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는 B2C와 B2B로 동시에 판매하기 어렵습니다. 가격체계가 다르고 내부적으로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코스트코처럼 묶음 판매를 통해 B2C와 B2B의 가격충돌을 방지하는 방법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3. '고객'이라는 단어에는 사용자인 User과 구매자인 Customer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른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이때 사용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구매자입니다.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를 움직이지 못한다면 최종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4. B2C에서는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카피문구로 다이아몬드를 남성들에게 구매하도록 한 것과 같이 구매자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상품 자체는 실제 사용자들에게 맞추더라도,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을 달리하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5. B2B와 B2G는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르고, 중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합니다. 의 핵 B2B와 B2G에서는 1) 높은 기술력, 2) 낮은 원가, 3) 업계 표준, 4) 유사 실적이 중요합니다.
6. 비즈니스모델 검증을 위해서 고객을 구체화하는 것이 페르소나(Persona)입니다. 목표고객을 추상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설득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 페르소나가 도움이 됩니다.
7. 고객(Customer)들이 모여 고객군(Customer Segment)을 형성하고, 고객군들이 모여 시장(Market)이 만들어집니다. 페르소나 검증 단계에서 매력적인 시장을 찾았더라도 시장의 규모가 작거나, 확장성과 성장성이 없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본 포스팅은 도서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도서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저자 이러닝 강의(2개월), 도서 택배 배송, 강의교안 PDF 등이 제공됩니다.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에서 구매하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