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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y Nov 01. 2023

10월의 만보

루틴이 습관이 되는 과정.

10월 1일, 하루 만보 걷기를 시작했다.

활동량이 없는 날에는 제자리걸음으로 만보를 채웠는데, 두 발을 교차해서 올리며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만으로 땀이 났다. 걷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집에 있는 날에는 만보 걷기를 위해 집 앞에 있는 어린이 대공원에 산책을 하거나 동네를 아주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애플워치가 족쇄 같이 느껴진 날도 있었지만,

나는 규칙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고 루틴에 마음의 안정을 느끼며 도장 깨기에 성취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9200보, 9800보 정도 되는 이틀을 제외하면.

숫자에 집착한 나의 10월 미션은 꽤 성공적이다.

점심을 먹고 가을의 햇살과 단풍을 보며 15분씩 걷는 것도 하루 할당량을 채우는데 꽤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반 강제의 미션이었지만 덕분에 짧은 가을의 찰나를 매우 잘 즐겼다.

살이 빠지거나 몸의 변화가 생긴 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활력이 생겼고, 가을 햇살을 맘껏 받은 광합성 한 나뭇가지의 잎처럼 기분이 파릇파릇 해졌다.

모든 일을 즐겁게 대할 수 있었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해졌으며 심장이 더 강렬하게 뛰고 있음을 느꼈다.


1도 나쁜 게 없는 너무 좋은 미션이었다.

혹시 우울하다면, 당장 예쁜 운동화를 하나 골라 신고 밖으로 나가 가을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심장이 쌩쌩하게 뛰고 있는 정도의 호흡으로 집밖으로 나가 한걸음 걸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가을이 끝나기 전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만나거나 노랗고 빨간 나뭇잎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루틴은 의식하는 반복적인 행동이라면 습관은 무의식적인 반복적 행동이라고 했다.


도장 깨기를 좋아하는 내가 루틴을 습관으로 만든 최고의 방법이었다. 하루하루 성취를 느끼고, 그 성취 속에 좋은 경험, 감정, 기분을 고스란히 담아냈던 시간들.


하루는 만보로 채우고, 한 달은 사람들로 꽉꽉 채운 10월이었다.


11월 1일의 시작!

또 어떤 미션으로 루틴을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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