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도 내가 하는 일과 관계 속에서도 문득 짧은 영감을 통해 내 안의 나를 만날 때가 있어요. 그런데 도심지를 벗어나 자연을 만나러 가면 아예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새로운 풍광이 펼쳐집니다.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팝송을 하나 더하면 해외로 여행 가서 처음 도심지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울려 퍼지는 낯선 음악과 풍광을 만날 수 있어요.
자연의 웅장함과 이런 기분 좋은 설렘이 전해지며 일상에 치여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졌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그리고 때론 일상을 살아가며 늘 채우기만 했던 욕심, 욕망, 물질적인 것들을 조금 비우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믿고 있는 가치들에 대해 과연 그게 맞을까? 라고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시간도 자연을 만나서 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을 만나고 한쪽으로 지나치게치우쳐졌던 삶의 균형을 되찾곤 해요.
전 늘 워라밸을 지독히도 그리워해 왔어요. 특히 첫째가 생긴 후론 워라밸, 시간이라는 가치에 너무나 간절해지기도 했어요. 한 때는 일 중독으로 건강을 잃어봤고 일에 헌신한 시간의 두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더해야 본래의 나의 모습으로 회복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지금껏 살면서 그 반대편의 경험, 하던 일을 멈추고 긴 시간을 놀아보는 일을 한 적은 그리 많이 없었네요.
그래서인지 최근 퇴사 후 나의 일을 하지 않는 주말 가끔 자연으로 나와 유유자적한 삶을 느낄 수 있어서 이런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한국인의 DNA에는 산업화를 빠르게 겪은 까닭에 빨리빨리, 경쟁이라는 배경 하에 '열심히'라는 기본 가치가 깔려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굳이 누가 열심히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열심히 살아오신 할아버지 세대와 부모님의 환경에서 자란 탓에 대부분 기본적으로 열심히의 정서가 깔려 있기도 하고요. (천성이 안 열심히 인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요^^)
인생에서 '돈'의 가치로 성공한 분들이 대부분 자기 계발서를 내다보니 대부분 몰입과 노력을 강조하고 성공을 위해 균형은 같이 갈 수 없다고 해요. 돌아보면 저도 성과를 위해 때론 미친 듯이 몰입하고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에요. 분명 간절하고 필요했던 순간에는 헌신하고 애를 썼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애쓰고 헌신할수록 내 삶에 진정으로 중요하지 않았던 가치들을 좇으며 나라는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기록으로 나를 사랑하고 알아가는 노력은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노력들과는 전혀 달랐어요. 애쓰고 헌신할수록 진정한 내면이 열리고 세상이 달리 보였어요. 그렇게 이제야 제 진정한 마음인 내면의 세상과 진짜 외부의 세상을 연결하며 균형을 맞춰가고 있어요.
에너지에 엔트로피의 법칙이 있는 것처럼 무질서가 정상이에요. 그렇게 우리의 일상도 사실은 좀 더 느슨하게,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편하게 무질서의 방향으로 늘 흘러가는 게 정상이에요. 그래서 저는 늘 삶의 균형을 위해 조금이라도 의식적으로 낯선 선택을 하려 합니다. 단순히 내가 편한 방식만을 택하면 무질서의 방향으로 제 삶이 나아가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삶은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뤄야 행복합니다.
언젠간 저의 이 믿음도 와르르 무너지는 날이 있을 거예요. 진리는 그 반대도 진리니까.
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꿈을 향해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며 균형을 이루며 달릴 거예요. 지나치게 어느 한쪽으로 매몰되고 헌신해서 스스로가 힘들어진다면 언제든 멈추고 자연으로 달려갈 거고요.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는 나의 역할, 내가 꿈이라 좇는 가치들을 위해 무작정 매몰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온전히 살피고 삶의 균형을 잡으며 언제나 스스로를 제 삶의 0순위로 삼으며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