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의 갈등과 따뜻했던 기억

by 은나무


중학교 시절, 내 방황의 가장 큰 문제는 담배였다.

학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는 일이 잦았다.

체벌을 받고, 반성문을 쓰고, 복도에 무릎을 꿇기도 했지만 금세 다시 반복했다.


그러자 학교는 새로운 방법을 내놓았다.

전교생을 다 잡을 수 없으니, 눈에 띄는 몇 명을 모아 시내 한의원에 데려가 ‘금연침’을 맞추게 했다.

선생님이 직접 차를 몰고 40분 거리를 왕복 1시간 20분씩 걸려서 우리를 데리고 다니셨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때 철이 없었다.

“수업 빼먹고 나가니 좋다”는 생각뿐이었다.

며칠 동안은 우리만 시범적으로 데려갔고, 이후에는 다른 학생들은 하교 후 각자 다녀와 확인증을 제출해야 했다.



3학년이 되면서 담임 선생님은 더 엄격해졌다.

담임 선생님은 여선생님으로 체육 담당이셨는데 역시 체벌이 많은 분이었는데, 담배 문제를 단순히 혼내는 걸로 끝내지 않았다.

그분은 쉬는 시간마다 나를 교무실로 불렀다.

처음엔 ‘또 벌을 주시려나’ 긴장했지만, 막상 가보면 선생님은 사탕이나 초콜릿을 내밀며 말씀을 건네셨다.

“너 요즘 어때 친구들이랑은 어떻게 지내?”

짧은 대화였지만, 그 시간이 내겐 묘하게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 시절엔 복장 문제도 늘 선생님과의 갈등거리였다.

여자아이들은 교복 치마를 짧고 타이트하게 줄여 입었고, 남자아이들은 바지를 붙게 줄여 입는 게 유행이었다.

나도 당연히 치마를 줄여 입었고, 버스를 오르다 치마가 찢어지는 일도 있었다.

학생부 선생님께 붙잡히면 바로 갈아입어야 했기 때문에, 아예 치마를 하나 더 들고 다니기도 했다.


교복 문제로 불려 다니는 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땐 당시의 유행이었고, 선생님들은 늘 그걸 단속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요즘 아이들 역시 교복을 각자 개성 있게 고쳐 입는다.

세대가 달라졌어도, 아이들은 여전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규칙을 넘어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나는 분명 선생님들 눈에는 불량학생 무리에 낀 문제아였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를 혼내는 것만이 아니라 따뜻하게 다가와 준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 기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말]



아이들이 선생님과 부딪히는 건 흔합니다.

복장 문제, 흡연, 수업 태도… 세대가 달라도 갈등의 모양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도 교복을 개성 있게 고쳐 입는 아이들 때문에 학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속을 태우곤 합니다.


하지만 모든 선생님이 아이를 ‘문제아’로만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 시절 저를 엄격하게 다루던 선생님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사탕 하나 건네며 제 마음을 다독여 준 분도 있었습니다.

그 작은 경험이 제 안에 오래 남아, “나도 괜찮은 사람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아이와 선생님의 갈등 앞에서 부모는 곧바로 옳고 그름을 재단하기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아이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혼내는 것보다, 아이가 ‘나는 여전히 소중한 존재다’라고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전 11화싸움과 따돌림.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