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0기] 스크럼과 이해관계자
유저 스토리와 백로그로
토스 채팅에 개선점 제안하기
오늘은 지난 포스팅과 이어진다고도, 아니라고도 말할 수 있는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한다. 위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난번에는 프로덕트 개발 방법론인 워터폴과 애자일을 비교하면서 토스의 애자일한 조직 문화를 살펴봤다. 그런데 사실 이날은 유저 스토리와 백로그를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내가 멋대로 과제 방향을 틀어서 저런 식으로 과제를 마무리했었다(...).
게다가 오늘의 과제는 이전에 작성했던 유저 스토리와 백로그의 연장선으로,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렇게 후폭풍을 맞을 줄야... 그래서 뒤늦게나마 토스의 유저 스토리, 백로그,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을 파악해보려고 한다.
제목에서 언급했다시피 오늘은 토스의 프로덕트 중에서도 토스 채팅을 분석하려고 한다. 국내 핀테크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의 수많은 프로덕트를 내버려두고 굳이 채팅을 꼽은 이유는, 나는 의외로 많이 쓰는 기능인데도 다른 사람들이 분석한 사례를 의외로 잘 못 봤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채팅은 오픈채팅*이 아니라, 위 이미지의 첫 번째 탭에 해당하는, 지인들끼리의 금전 거래를 돕는 역할의 채팅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이 기능을 자주 쓴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사실 이 기능을 좋아하는 나의 가족 때문에 나 역시 자주 쓸 수밖에 없게 된 것에 가깝다.
* 주식 종목 토론방으로 널리 쓰이는 토스의 오픈채팅을 의미한다. 2021년 10월 말 토스는 오픈채팅을 도입하면서 토스 관계자는 "금융 슈퍼앱으로서 토스 서비스를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차원"의 기능이라고 밝혔다.
그 사람은 바로 우리 엄마이다. 비교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성격임에도 엄마가 사용하는 금융 플랫폼은 오직 토스뿐이다. 가끔 은행 업무를 봐야할 때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 앱을 쓰기는 하지만, 송금, 자산 관리, 저축 등 엄마의 주요한 금융 활동은 대부분 토스 내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나에게 용돈을 줄 때도 토스를 이용한다. 토스로 간편하게 송금한 다음, 위 사진처럼 메모를 남기고 나에게 채팅도 보낸다. -나의 편견으로는- 50대 여성인 엄마에게는 카카오톡이나 기존 은행 앱이 더 편할 것 같은데, 엄마는 내가 토스를 처음 알려준 2017년 이후 아직까지 토스에만 푹 빠져 지낸다.
어제는 그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넌지시 묻자, 엄마는 "토스는 글씨가 커"라고 명쾌(?)한 답을 냈다. 뒤이어 "캐릭터도 귀엽고, 효과음도 귀여워"라고 덧붙였다. 생각보다 별 이유 아니잖아... 라고 여기고 있던 그순간, 엄마는 "토스는 새로운 기능이 나와도 강요하지 않아서 좋아"라고 결론을 내주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그간 엄마가 토스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되짚어보게 됐다. 엄마는 토스를 켜서 이것저것 눌러보는 걸 좋아했더랬다. 새로 나온 버튼이 있나, 화면 구성이 바뀌었나, 토스에서 보낸 알림이 있나 마치 시장에서 물건 구경하듯 눌러보고는 맘에 드는 게 있으면 곧잘 사용해봤다. (실험 대상은 주로 나였다...)
그래서인지 어쩔 때는 나보다도 토스의 새 기능을 먼저 터득해서 사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모바일 환경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엄마에게 토스는 탐색하는 즐거움을 선물한 앱이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가 가장 재미있게 사용하는 토스의 프로덕트, 채팅을 주제로 삼게 됐다.
그러나 나의 입장에서는 토스 채팅에 개선되었으면 좋을 것 같은 지점이 있었다. 바로 채팅 알림이었다. 나는 위 사진과 같은 알림 강박증까지는 아닌데, 토스 앱을 켤 때마다 우측 상단에 떠있는 알림 표시가 요즘들어 슬슬 거슬리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엄마의 잦은 채팅과 구독료 입금 때문이었다. 전자에 대해서는 실컷 언급했으니 후자에 대해 살짝 말하자면, 나는 현재 넷플릭스와 왓챠 파티의 총대*를 맡고 있다.
*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동구매를 결정했을 때 시안을 결정하고 공동구매자로부터 돈을 받아서, 최종적으로 입금을 담당하는 사람
정해진 날짜마다 각 파티의 구성원들이 나의 계좌로 n분의 1된 구독료를 입금해준다. 나를 제외한 각 파티의 구성원은 세 명이고, 따라서 총 여섯 명이 정기적으로 나에게 입금을 하고, 나는 그에 대한 알림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알림을 눌러서 지우는 게 점점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왠지 채팅을 읽었다면 답장을 드려야 할 것 같고, 그런데 또 넷플릭스와 왓챠 파티의 채팅방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채팅에 채팅이 거듭되니 피로감도 쌓이는 듯하다.
그래서 카카오톡의 '모두 읽음 처리'처럼 나에게 도착한 알림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위 사진은 카카오톡 PC 버전에서 [모두 읽음 처리] 버튼을 누르기 전과 후의 상황을 캡처한 것인데, 버튼 하나만 눌러도 나에게 도착한 알림이 모두 확인 처리 된다. 내가 이와 같은 고민에 따라 작성한 토스 채팅의 유저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현재의 토스 채팅에 [모두 읽음 처리] 버튼을 하나 넣기 위해서는 어떤 구성원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백로그를 효과적으로 작성하고, 또 관리하기 위해 PM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항상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 백로그에 차질이 생길 경우 PM은 팀원과 이해관계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여 훨씬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순위가 높은 개선이슈는 무엇인가?
어떻게 팀원들에게 공유할 것인가?
나는 일단 "당장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기준에 맞추어 토스 채팅의 '모두 읽음 처리' 기능에 대한 백로그를 작성해봤다. 아직까지 우선순위는 적용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번주 페어님인 영호님을 따라 백로그 우선순위 설정 방법 중 RICE를 적용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PM이 알아야 할 4가지 우선 순위 정하기 기법>(참고)라는 포스팅을 참고하여 점수를 측정하는 부분에서 진도가 막혔다. 나의 머릿속에서 대충 예측해보는 것까지는 가능했는데, 그런 뇌피셜로 백로그를 작성하는 게 효용이 있을까 싶어 우선순위는 차치하고 말그대로 '해야 할 일 목록' 수준으로 작성해보았다.
그래도 여태까지 배운 개발 및 디자인 지식을 적용하여 간단하게 우선 순위를 정해보자면, 사용자가 마주하게 되는 프론트엔드 단계 이전에 백엔드 단계에서 DB와의 연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므로 2번 -> 1번 -> 3번의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감히 추측해본다.
이와 같은 유저 스토리의 이해관계자는 누가 있을까? 크게 스크럼 팀, C-Level, 스크럼 마스터가 있을 수 있다. PM은 이해관계자마다 각기 다른 의사소통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여태까지 강조해왔듯, 애자일에서의 스크럼이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한 데 묶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몹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팀은 PM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팀원들은 다음에는 무엇을 개발할지, 이미 개발했던 것이 목적을 이루었는지 알고 싶어한다.
PM은 팀원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C-Level로 불리는 고위 경영진은 PM을 프로덕트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과 의무가 있는 사람으로 인정하고 바라본다.
PM은 스크럼 마스터와 협력하여 애자일 조직을 개선하고, 개발 상태를 보고하는 등 C-Level의 지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스크럼 마스터는 PM을 도와 스크럼 팀의 업무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발견하고 개선해야 한다.
스크럼 마스터는 PM가 프로젝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과 피드백을 준다.
(단, 스크럼 마스터라는 직군은 아직 낯선 개념이기에 PM이 스크럼 마스터의 역할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애자일에서 PM이 가장 긴밀하게 소통해야 할 이해관계자들까지 알아보았다. 어쩐지 앞부분에 비해 힘이 빠진 것 같지만, 착각이 아니다(ㅋㅋ). 토스 채팅을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볼 땐 신나서 이야기할 것이 많았는데, PM 입장에서 계획을 짜고 분석하려니 머리가 아파왔다... 게다가 실무자가 아닌 이상 업무 프로세스나 세부적인 부분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렇게 애자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해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오늘 과제도 끝!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