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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을 기다리던 설렘

by 은파랑




첫눈을 기다리던 설렘


창밖의 하늘이 점점 흐려질수록 마음은 묘한 떨림으로 가득 찼다. 첫눈이 올 것이라는 예보를 듣는 순간부터 이미 설렘 속에 빠져 있었다. 눈은 아직 내리지 않았지만 기다림 자체가 첫눈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첫눈을 기다리는 시간은 오래전 잊힌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세상의 온갖 소란도 머릿속을 채운 무수한 걱정도 잠시 멈춘다. 눈송이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마법 같은 순간을 상상하며 모든 것이 조용해진다.


눈이 내린다는 것은 풍경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넘어선다. 그것은 계절의 첫인사이며 마음에 깃든 소소한 희망과 동심을 깨우는 신호다. 첫눈을 기다리는 동안 마음속으로 수많은 기억을 떠올린다. 어릴 적 눈싸움을 하던 겨울날, 눈사람을 만들며 웃던 순간들 그리고 한겨울의 따뜻한 집에서 창밖을 바라보던 그 평화로움까지


첫눈은 하늘이 선물하는 가장 조용하고도 아름다운 약속 같다. 기다림 속에는 설렘을 넘어선 깊은 기대가 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모든 것은 순간적으로 멈추는 것 같다. 시간마저 걸음을 늦추고 세상은 하얀 숨결로 채워진다.


첫눈이 내리는 순간을 상상한다.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하얀 꽃잎들처럼 모든 것이 가볍고 고요해진다. 첫눈을 기다리며 느끼는 이 설렘은 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눈이 만들어줄 새로운 기억들과 그리움에 대한 것이다.


첫눈이 내리면 그동안 기다렸던 모든 순간들이 보상받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 진정한 기쁨은 눈이 내리기 전 설렘 속에서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첫눈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게 하고 기다림마저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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