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과 이성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169

by 은파랑




본능과 이성


어둠이 내린 숲길을 걸을 때, 두 개의 목소리를 듣는다.

하나는 속삭인다.

"멈춰라. 어둠 속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 하나는 부드럽게 말한다.

"계속 가라. 끝에는 달빛이 흐르는 길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본능, 다른 하나는 이성.

본능은 가슴 뛰는 공포 속에서 나를 움켜쥐고,

이성은 차분한 논리로 앞을 밝힌다.

둘 중 어느 것도 틀리지 않다.

본능이 없다면, 절벽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이성이 없다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두 목소리 사이에서 서성인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

론 본능을 따라 거친 숨을 내쉬며 도망치고,

론 이성을 따라 깊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본능은 살아 있으라 말하고,

이성은 살아가라 말한다.

둘이 손을 맞잡을 때, 비로소 온전한 길 위에 선다.

별빛 아래,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안다.


본능은 나를 지키고,

이성은 나를 완성한다고.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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