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11
겨울은 아무도 모르게 다녀가지 않는다.
하얗게 얼어붙은 풍경만 남긴 채 떠나는 것 같아도
그 속엔 차마 말하지 못한 이별과 기다림
가슴속 깊이 쌓인 침묵의 시간이 담겨 있다.
봄도 마찬가지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과 따뜻한 바람만으로 오는 법은 없다.
어디선가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연둣빛 숨결
스스로도 알지 못한 채 움튼 용기들이 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의 하루가 얼어붙은 것처럼 느껴져도 괜찮다.
잠시 멈춘 것 같아도, 그 안에서 당신은 자라고 있다.
무너진 꿈의 잔해 속에서도
당신의 씨앗은 묵묵히 싹을 틔우고 있다.
당신의 전성기는
뜨겁고 눈부신 계절처럼 갑자기 오는 게 아니다.
그건 긴 겨울의 침묵을 건너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버틴 당신만이 맞이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누구의 봄도 가볍게 스쳐가지 않듯
당신의 전성기도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언젠가 당신이 걸어온 길 위에
햇살이 머물고 바람이 안부를 전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조금만 더
자신을 믿어줘도 좋다.
계절은 변하고 당신의 시간도 온다.
가장 당신 다운 빛으로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