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를 찾아서
열일곱 여름부터 서른 봄 지금까지
고등학교 1학년 그 여름방학은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인지는 몰라도, 그 해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직전 저는 문득 삶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가졌습니다. 사람은 왜 사는 가. 무얼 위해 사는 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전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살아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뚜렷한 이유도 목적도 없이 그저 살아가는 것은 죽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짧고도 강렬한 여정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삶의 의미에 대한 답을, 서른이 된 지금까지도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2009년 여름 두 달여간, 우연히 손에 잡힌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반복해 읽으며 내렸던 그 여름의 답은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을 삶의 목표로 하자'였습니다. 동시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에 늘 행복하자'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쓸 열 편의 글은 궁극적으로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실질적으로는 늘 행복하기 위해 열일곱 여름부터 서른 봄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관한 글입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내린 결정들이 쌓여 영국 소도시에서 연구원으로 살고 있는 지금, 지난 이야기를 글로 되새겨 보며 앞으로의 삶에 대한 제 태도가 그리고 그에 따른 선택이 조금 더 후회 없이 뚜렷해지기 바라는 마음에, 여기 오늘 글을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