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88 이별 후에 오는 사랑

일본 영화 '엄마의 레시피'

by eunring

이별하고 나서야 그 사람의

사랑과 은혜를 알 수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영화

'엄마의 레시피'


느리게 이어지는 장면들과

마음이 따스해지는 장면들이

편안하고 정겨워서 미소가 맺힌다


소박한 일상과

잔잔한 흐름 속에서

엄마가 노트에 남긴 레시피로

엄마의 음식을 되새기고 만들어 먹으며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는 법을 배우는

두 딸의 모습이 애틋하다


타에와 요 자매는

어릴 적 엄마와 살던 집을

재건축하기로 하고 곧 철거될 예정인

오래된 옛집으로 돌아온다


엄마의 방을 정리하다가

빨간 상자 하나를 발견하고

20년 전 돌아가신 엄마의

노트와 편지들을 읽게 된다


엄마는 대만인 남편과 결혼하고

대만에서 살게 되지만

중국어를 못해 느끼는 소외감과

대만 음식을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엄마가 만든 음식은

손대지 않아 그대로 남게 되는 쓸쓸함이

엄마의 노트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엄마 자신의 암 투병 기간 동안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는지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는

딸들의 회한과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엄마의 병과 입원은

내가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사실을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라는 대사가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단정한 글씨로 사랑을 담아

딸에게 쓴 엄마의 손편지는

진심 감동이다


엄마의 대만 요리 레시피가

빼곡하게 적힌 노트를 보며

엄마가 해 주시던 요리에 담긴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리던 타에

엄마를 기억하기 위해 대만으로 떠난다


대만 여행 중

부모님을 기억하는 지인들을 만나

음식을 함께 하는 장면들이

정겹고 따사롭다

그리고 오래된 추억의 향내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샤오롱바오

보자기에 싼 대만식 도시락

독특한 향이 나는 대만식 족발

그리고 무 케이크

음식이 주는 힘은

강하지 않아도 포근하다


족발을 들여놓지 않았던 가게에서

조리된 족발을 팔게 되는

정육점 아저씨는

엄마가 돌아가신 걸 알면서도

엄마랑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가게에 걸어놓고 추억하다가

딸이 나타나자 급하게 가리는 모습이

순수하고 정겨워서 고맙다


엄마의 레시피대로 만든 음식을 먹다가

'엄마가 레시피를 노트에 적으며

뭔가 하나 빠뜨리신 거 아니냐'며

웃는 딸의 모습으로

애잔하게 마무리하는

영화 '엄마의 레시피'는

잔잔한 슬픔과 애틋한 미소가

맑은 냇물처럼 졸졸 흐르는 영화다


큰딸 성인식에 엄마와 두 딸이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바로 지금 오늘

엄마랑 사진 한 장 찍고 싶다

이제 엄마가 해 주시는

따뜻한 밥은 먹을 수 없지만

나란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엄마가 곁에 계시니

다행이고 감사하다


그래도 가끔은

솜씨가 없어도 뚝딱

사랑으로 차려주시던

엄마의 밥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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