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31 무지갯빛 커피의 맛
초록 커피와 보라 커피와 노랑 커피
슬세권이라는 말이 있어요
슬리퍼+세권=슬세권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끌고 편안한 차림으로
여가시설이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주거 권역을 이르는 말이랍니다
콕 집어 말하자면 슬리퍼를 끌고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 거죠
역세권 숲세권 스세권 맥세권 등
다양한데 거기에 슬세권까지
집콕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슬세권이야말로
내게는 완소 실세권이 되었습니다
슬리퍼 신고 마스크로 무장한 다음
커피 한 잔 테이크 아웃할 수 있는
초록카페가 바로 아래인데
코앞에 노랑 카페가 똭~ 문을 열었어요
반갑다고 해야 할지 헷갈린다고 해야 할지
난데없이 행복한 고민을 잠시 하게 됩니다
노랑 커피가 생기기 전에는
바로 아래 초록 커피 아니면
산책 삼아 조금 걸어 나가 보라 커피였고
조금 더 가면 파랑 커피와 빨강 커피에
천사 날개 팔랑이는 깜장 커피까지 있어서
동네가 온통 무지갯빛 커피 천국이었는데
덤으로 민들레꽃 같은 노랑 커피까지
커피들의 무지갯빛 놀이동산이 되었습니다
커피 친구를 자유로이 테이크 아웃하듯이
친구와의 우정도 테이크 아웃하고 싶습니다
마주 앉아 한 잔은 어렵더라도
너 거기 그리고 나 여기
눈웃음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봄과 함께 찾아올까요?
슬세권 밖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슬리퍼 대신 슬립온 신고
지하철과 버스도 갈아타며
바람 안고 찾아가
아리차 커피를 마시고 싶습니다
아리차는 예가체프의 게데오(Gedeo) 지역에 있는 작은 마을의 이름이라죠
예가체프(Yirgacheffe)는 비옥한 땅을
보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아리차 커피는
에티오피아의 아리차 마을에서 나오는
복숭아 향과 재스민 향이
매력적인 커피랍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들이
신맛과 꽃향기로 유명한데
아리차는 카페인 함량이 적은 원두로
예가체프 시다모와 함께
에티오피아 커피 3 총사라고 해요
슬세권에서 벗어나
친구와 아리차 커피 마실 날을 기다리며
오늘은 노랑 커피
그리고 내일은 초록 커피를 마셔야겠어요
날씨가 차가우니 가장 가까운 커피부터
테이크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