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29 감성 문답

구름이 바람에 밀려간대요

by eunring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엄마에게 잔소리 들었습니다

모자가 그게 뭥미?

제발 좀 바꿔 써라~하십니다

어쩌면 그리도 레퍼토리가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으실까요


내 대답도 늘 같습니다

오늘은 이미 썼으니 내일~로

살짝궁 미룹니다

엄마가 흥칫뿡 하시지만

내가 핑크 모자를 쓰는

그 내일이 언젠가 오기는 오겠죠?


오늘 아침은 날이 흐릿해서

파란 하늘 대신 뿌연 구름이

하늘에 한가득이었어요

그래서 엄마는

구름이 왜 생기냐 물으셨죠


학생 시절 수포자에

덤으로 과포자였던 나는

따뜻한 수증기가 위로 올라가다가

부피가 점점 커지는 대신 온도는 뚝 떨어져

저기 저 높은 하늘에서

작은 물방울이 되어 뭉쳐 있으면

구름이 된다는 이야기 대신

구름은 왜 둥실둥실 떠다닐까?

거꾸로 엄마에게 물었어요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듯

질문이 차선의 답이 되기도 하니까요


엄마의 감성 충만하신 대답은~

'바람이 밀어서'랍니다

구름이 바람에 등 떠밀려 흘러간다는

엄마의 간단 말씀에

아하~고개 끄덕였어요

그렇게 깊고도 쉬운 뜻이~!!


뿌연 하늘에서

포실포실 눈발 흩날리는 지금이라면

눈은 왜 하얗게 내릴까?

내가 먼저 물었을 거고

엄마라면 이렇게 대답하셨을 것 같아요

구름떡을 바람이 세게 밀다 보면

하얀 떡가루가 바람의 손에 묻어

포실포실 흩어지는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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