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80 감성 촉촉 행복 빵빵
커피 친구 소보로빵
나 어릴 적 철없는 꼬맹이 시절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들고 오시던 빵들 중
3 총사가 단팥빵과 크림빵
그리고 소보로빵이었어요
달콤한 단팥 소 한가득 단팥빵 한 입은
포근하고 달콤한 행복이었고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있는 크림빵은
부드럽고 달달한 낭만이었고
뽀글뽀글 못난이 소보로빵은
바삭하고 고소한 뽀시래기 기쁨이었죠
단팥빵은 반달처럼 반으로 잘라
단팥을 베어 무는 맛이 좋았고
손바닥을 반 접은 듯한 크림빵은
접힌 손바닥 모양을 쫘악 펴서
보드랍고 달달한 크림을
먼저 날름하는 즐거움이 꿀맛이었고
소보로빵은 울퉁불퉁하게 얹힌
달콤하고 고소한 소보로를
바삭바삭 살짜기 뜯어먹고는
슬며시 내려놓던 기억이 있어요
오늘의 커피 친구는
못난이 소보로빵 너로 정했다~고
소보로빵을 접시에 담아두고
소보로 토핑 같은 추억들을
바삭 고소 달콤하게 떠올립니다
지금은 취향이 달라져
달콤 바삭한 겉 빵보다는
무난하고 무던한 속 빵이 더 좋고
요즘은 소보로빵도 다양해져서
튀김소보로빵도 있고
단팥 소가 들어간 소보로앙빵도 있고
슈크림이 들어간 슈크림소보로빵에
소보로빵 속에 소보로가 숨어 있는
소보로인소보로빵도 있으니
세월 따라 변한 건
나 포함 세상 모든 것이네요
그래도 못난이 소보로빵의 겉모습은
여전히 울퉁불퉁 소보로라서
어릴 적 그랬듯이
바삭한 겉 빵을 먼저 뜯어먹으며
아무리 변해도 나는 나
달라져도 세상은 세상일 뿐이라고
부질없이 혼자 웃어봅니다